맛과 사랑 / 심정
갓 결혼해
신혼여행을 즐기는
꿀물처럼 달콤한 사랑
한창때
밤낮 가리지 않고
열정이 불타오르는
고추처럼 매운 사랑
살기 바빠 생활전선에
시달리며 열심히 사는
소금같이 짠 사랑
열렬히 사랑하다
이제 농염의 사랑이 식은
감자 같은 담박한 사랑
쓴맛 단맛 다 맛본
청장년을 지낸 노년의
식초 같은 신 사랑
죽자사자 사랑을 하다
사랑이 식어 싸운 뒤
토라져 각방을 쓰는
땡감처럼 떫은 사랑
그렇게도 사랑을 하다
이젠 이별하여 남남이 된
불에 탄 깜밥 사랑
그런 사랑의 흔적이
추억으로만 남아
사랑의 맛은 맛인데
무슨 맛이라 빗대어
말할 수 없는 무미건조한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