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과 인생살이 ◑
인생아 !! 세월을 어찌 이기리
바람이 있어 꽃이 피고 꽃이 져야 열매를 맺거늘
인생아 !! 떨어진 꽃잎 주워들고 슬프다 울지 마라.
내가 세상에 바라는 것은
돈과 권력일지 몰라도
세월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은
겸손과 정직 그리고 감사와 배려아닌가.
술에 찌든 어느 님이 이런 말 하더군
불지 않으면 바람이 아니고
늙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고
취하지 않으면 술이 아니고
이쁜 처자 보면 동(動)하지 않는게 그게 남자냐구.
맞아 ! 맞는 말이지
가지 않는게 무슨 세월이람
세상은 유시유종(有始有終)이야
그 누구도 어떠한 것도 무한하지 않아.
세월가니 붙혀진 이름하여
이제는 노년(老年)이라네.
눈가에 켜켜히 자리잡은 주름이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지는 나이
희끗해진 머리칼을 이제는
세치(歲雉) 라고 우기지 않는 나이 .
잡아야 할 것과 놓아야 할 것들
포기해야하고 잊어야 할 것 들을
이제는 스스로 구별할 줄 아는 나이.
눈과 가슴으로 삶을 볼 줄 알며
자신의 과거와 현재의 삶
자신보다는 자식의 미래를 더 걱정하는 나이.
누가 그러더군,
여자는 남자가 되고 남자는 여자가 되어가는 나이.
밖에 있던 남자는 안으로 들어오고
안에 있던 여자는 밖으로 나가려는 나이.
여자는 팔뚝이 굵어지고 남자는
다리에 힘이 빠지는 나이
나이를 보태기보다 나이를 빼기를 좋아하는 나이.
이제껏 마누라를 이기고 살았지만
이제부터는 마누라에게 지고 살아야 하는 나이.
아무렇지도 않는 말에
괜히 무시당한 것 같고
아무렇지도 않는 농담에
괜시리 노해지고 슬퍼지는 나이.
남의 일이 모두 내일로 보이는 나이
주변에선 친구가 세상을 떠나고
눈(眼)과 땅이 점점 까가워져 오며
내 새끼들의 모습도 이젠 희미해지는 나이.
겉으로는 태산같이 당당하고
세상을 초월한 듯 보이지만
조그만 소리에도 아주 작은 일에도
가슴이 쿵쾅거리며 약해지는 나이.
그러나 이제
나이에 걸맞게 해야 할 일은
'보지도 말고, 듣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아'야 겠지?
그져 그러겠지? 하 ! 하 ! 하 ! 하 !
한바탕 헛웃음 크게 웃어가면서
허허로운 텅빈가슴 다독이다 보면
그렇게 그렇게 흘러가는 게 세월과 나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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