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 주머니, 노랑 주머니♧
시집가는 딸에게 어머니가 비단 주머니 둘을 주며 말했다.
"빨간 주머니는 밤에 부부 싸움을 했을 때 열어 보고 노란 주머니는 낮에 부부 싸움을 했을 때 열어 보렴."
딸은 어머니가 별걱정을 다한다고 생각했다. 얼마나 간절히 소망했던 결혼인데 무슨 싸움이 있으랴. 후훗 웃고 넘겼다.
그런데 살아 보니 차차로 불기가 들지 않는 방 윗목에 번지는 누기 같은, 그런 눅눅함이 둘 사이에 번져 들기도 했다.
기어코 어느 날 밤에 부부 싸움이 일어났다. "지겨워, 지겨워" 하면서 건넌방으로 건너와 생각하니 어머니가 주신 주머니가 떠올랐다.
딸은 빨간 비단 주머니를 열어 보았다. 거기에는 쪽지가 하나 들었는데,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사랑하는 내 딸아, 남자가 보기 싫고 또 싫더라도 각자가 다른 방을 써선 안 되느니라. 등을 돌리고 자더라도 한 침대에서 자도록 하여라."
얼마가 지난 후 이번에는 낮에 싸움이 일어났다. 딸은 흐르는 눈물을 손등으로 닦으며 노란 비단 주머니를 열었다.
거기에는 이런 쪽지가 들어 있었다.
"사랑하는 딸아,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 있지 말고 시장이라도
한바퀴 돌아보렴. 그런 후, 찻집에 가서 모차르트 음악을 부탁해 놓고 남편을 불러내 보려무나."
출처 : 날고 있는 새는 걱정할 틈이 없다 (정채봉 잠언집)
**아름다운 세상**
- 옮겨온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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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6 16:05
빨강 주머니, 노랑 주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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