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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7.05 20:53

옛 집에 돌아와서....

조회 수 3908 추천 수 72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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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집에 돌아 와서... (부제: 같은 탯줄로 이어진 끈끈한 인연으로 따뜻한 눈길...)

닥 종이로 만든
거친 화선지
온 방안에 잔뜩 늘어 놓고서....

밋밋한 누런 종이 위에
먹물 갈면서
떨리는 손





오래 전에 무뎌진 붓 끝으로
서투른 솜씨지만,
난도 쳐보고
매화도 그려보고,
대 나무도 그려 보이는,
항상 마음속에 그리던
편안한 나의 옛집....

투박하고 세련되지 못한 글들
너그럽게 보아주시는 것은
저의 글 솜씨가 예뻐서가 아니라
모두 무미하고 지루하지만,
동문이란 같은 탯줄로 이어진
끈끈한 인연 때문에
외면 안 하시고 사랑해 주시는
따뜻한 여러분의 눈길이
저에게
머무르시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 속엔
영원히 크지 않는  
어릴적 단발머리 모습,

한 여름이면 앞마당 꽃밭에서
빨간 봉숭아 꽃과 잎을 따서
백반 넣어 곱게 찧어
아주까리 잎 위에 얹어 손끝에 감싸
흰 무명 실로 꽁꽁 묶어 주곤 하시던
어머니의 따스한 손길,
밤새 빠질세라
마음 졸여 선잠 자며
봉숭아꽃 물 곱게 들이던
그 시절이 항상 내속에 잠자고 있어...

이제는 검던 머리에  흰서리 내려
서글픈 이 나이에 이르러서도
흘러가 버린 세월도 깜빡 잊은 채,
생각도 아직 여리고
어리광도 남아 있어
설 읶은 풋과일 처럼
아직도 시기도하고
떫기도 하여.
덜 영근채로 그냥 남아 있지만...
이젠 이렇게 생긴대로
살아가야 될것만 같습니다.

지나는 길손처럼
엉겁결에 들어와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격려의 말씀 들으니,
칭찬에 약한
어린 아해가 된것처럼
차츰 무언가를 해야 되겠다는
사명감 같은 것이
생긴것 같기도 합니다.

군대에는
아예 안 갈량으로
온갖 꾀를 부리다가도
들어 가기만하면
제 절로
총대 어깨에 메고
어엿하게 나라를 사랑하고
꿋꿋하게 지켜 나가는
씩씩한
군인이 되는것처럼....

               2003년 5월 16일 씀     

                                          2003년  7월 5일  Skylark (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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