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의 뜰에서

by 김 혁 posted Jul 2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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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사의 뜰에서

    인적 없는 산 속
    태양이 남중하는 정면
    고즈넉한 산사의 뜰

    한줄기 바람은 일어
    처마 끝 풍경을 울려
    적막을 깨뜨리고

    파아란 잔디 위에 핀
    동그란 민들레 홀씨하나
    인연 따라 날아가네

    이름모를 산새들 지저귐
    요란한 뻐꾸기 소리에
    적막은 더해가고

    담벼락의 담쟁이넝쿨은
    칠월을 더 푸르게 질주하네

    떨어진 모란의 꽃자리
    까아만 씨 맺어놓고
    다가올 봄을 벌써부터
    아득한 기다림으로 타네

    흐르는 시간 속에
    해는 서산으로 잘도 가는데
    주름진 이내몸은
    어디로 갈까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