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의 경사 / 도광의

by 김 혁 posted Aug 0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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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경의 경사 / 도광의

          바다가 보이는 언덕위에 사는 사람은 바다가 수만 개 별빛을 바구니에 담아 남몰래 하나씩 주고 있음을 바다가 보이는 언덕위에 사는 사람은 알게 된다. 언덕 아래에는 뜰이 넓은 양옥과 교회당을 사이 하여 성냥곽만한 주점들도 눈에 띄지만, 언덕위에 사는 사람들이 아침 저녁으로 비탈길을 오르내리면서 바다가 아무도 모르는 별빛 하나씩 남몰래 주고 있음을 물감색 원피스나 입고 다니는 살아가는 지혜로는 알 수가 없다. 겨울이 지나고 바다에 봄이 와도 술렁이는 도시에는 이상(異常)이 없고 바다만이 더 깊은 제 사연으로 하얗게 하얗게 침잠해 가도 비탈길이 해안통(海岸通)으로 길게 뻗어 해질녘 귀로에서는 목이 쉬고, 목살이 메어, 노을처럼 메아리져 가도 바다가 남몰래 별빛 찍힌 편지 한 장씩 노나 주고 있음을 그냥 사는 사람은 알 리가 없다. - 올린이 / 블루바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