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음을 울리면서 기차가 역으로 들어왔다.(첫번째)
부산행 기차가 가슴속까지 뒤흔드는 굉음을 울리며 프랫트 홈으로 들어왔다.
오래간만에 하는 기차 여행이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 오늘 경북쪽에 있는 선영에 성묘를 가는 길이다.
돌아오는 길은 비행기를 타기로 되어 있어서 편도만 하는 기차 여행이다.
하늘은 드높고 마치 새의 날개같은 구름이 엷게 깔린 구름사이로 초가을의
햇살이 오늘도 그 따뜻한 아침 햇볕을 골고루 펴서 나누어 주고 있다.
차내 방송에서는 한국말 영어 일어 중국어로 각각 안내방송을 한다.
이제 방송에서도 국제시대를 실감하게 한다. 차창가로 스치는 경치에
나무숲이 있었으면 싶은 자리에 전보다도 너무나 많은 아파트가 새로운
숲을 이루고 있다.
언덕진 곳의 갈대만이 흰 머리카락을 휘날리고 있을 뿐 아직 논의 색은 푸른색이다.
올같은 수해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논에는 잘된 벼가 빼곡이 들어 차 있다
몇해동안 건설 되어 오던 고속철도의 공사현장이 그 위용을 드러내 놓고 있다.
우리가 탄 기차길을 허리를 자르며 고속철의 교각들이 좌로 가다 우로 가다
터넬을 뚫고 지나기도 하고.... 남쪽 공사구간과 북쪽에서 오는게 어디선가 서로
만나기로 한듯 아직 공사의 진척은 요원하다.
이제는 단순한 농사가 아닌 특용 작물로 바꾸어서 심었는지 비닐하우스와
포도밭들이 끝도 없이 전개되고 있다.
아직 덜 갈아 앉은 누런 황토색 물이 흐르는 낙동강을 건너고...
우연인지 객차안은 너무나 조용하다. 보통 아기를 데린 사람이 한두사람씩은
타서 어린아해 우는소리가 시끄럽기도 하고, 복도를 왔다 갔다 분주도 떨어서
성가스럽기도 했건만, 이제는 아이들을 안낳아서 그런지 조용하기만 하다.
남쪽으로 갈수록 벼는 더 누렇게 익고 허수아비가 지키는 논에는 새를 쫓는
아해도 참새 떼도 안 보인다.
날은 점점 기울어 당장 검은 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비가 쏟아 질듯하다.
한 두세시간만 참아 주었으면 좋으련만...
일주일 내내 맑은날에 쾌청하더니만
주말부터 비가 내린다고 일기예보는 말했다.
동구밖에 심어 놓은 풍신이 좋은 덩치가 큰 느티나무가 정겹다.
일요일이라 사람이 북적 거릴것 같은 시골교회는 한적하기만 하다
평행으로 달리는 도로에는 고속버스와 차들이 경주라도 하듯이 달리고 있다.
노란색으로 벼가 익은 논두렁 길 사이로 난 길로 달리는 빨간 승용차가 마치
작난감만 같다.
중간역에 기차를 내린 한 가족들 속에 아이들 얼굴이 즐겁게 보이고
차는 금새 떠나서 지루함이 없다.
계속해서 달리는 기차 창에서 군데군데 쓸어진 논의 벼를 보니
그 논의 농부는 너무나 마음이 아플것 같고...
콤바인으로 벼 수확을 해서 바로 쌓아올려 놓은 벼 푸대들을 보니
그 논 임자인 농부는 한 시름을 덜게도 된것 같고....
가을 볕을 받으며 풀밭에 딩굴듯이 누워있는 누런색 늙은 호박들이 편안하다.
그러나 그 흔한 누런 황소가 한가로히 풀을 뜯는 목가적인 풍경은
아무데서도 볼수 없다.
대구 驛舍는 새로 지어서 국내 굴지의 백화점이 들어와 있었는데 기차를 내려서
어느길로 나가야 될지 모르니 우리가 바로 촌 사람이다.
요사이는 서울과 지방의 생활수준의 차이가 거의 없어진것 같다.
우리는 (나가는곳)이라고 표시된 곳을 향해 무조건 걸어 나갔다.
( 계속.....)
2003년 10 월 14 일 Skylark. 이용분 ( 7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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