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부동을 넘어가는 버스는 갈길이 바쁜듯...(두번째) .
( 앞 에서 계속)
`돈을 많이 버셔야 되겠어요. 저런 백화점에 가셔서 쇼핑도 하시고 할려면은..^^ `
`마~ 제푼수대로 살면 되지요, 꼭 백화점에를 가야만 삽니까 ?
이곳 기존 백화점들이 다 죽어 갑니다.`
나중에 보니 그렇지 않은 사람인데. 경상도 택시 운전기사의 퉁명스런 대답이다.
유니버시아드 덕인지 대구 시내도 전보다 눈에 보이게 깨끗해 지고 젊어졌다
역시 무슨 행사든 그런 활기찬 일이 있기는 해야겠구나 하고 생각을 했다.
그곳도 역시 아파트가 높은 숲을 이루고 있다.
우리는 대구에서 다시 시외 버스를 탔다.
지방에 있는 도로들도 잘 정비되어 길들이 아주 좋아졌다.
톨게이트에 놓인 사루비아와 노란 국화꽃이 우리의 눈길을 끌고 가로에 심어
놓은 코스모스와 오렌지색 잠자리꽃이 우리를 보고 고개를 흔들며 반갑단다.
육이오 격전지인 다부동을 넘어가는 버스는 갈길이 바쁜듯 더 속도를 높인다.
길가에 다소곳이 주저앉아 피어 있는 들꽃들이 참 하다.
길가에 보이는 민속 자료점에서는 뜻박에도 큰 단지가 가마솥 뚜껑을
머리에 이고 있다. 예전에 자전거에 갓을 쓴 노인을 보는것 같다.
시골 초등학교에는 일요일이라 그런지 학생들은 없고 운동장에는 승용차니
화물차니 차들이 잔뜩 주차 되어있다.
대체로 그곳은 비의 피해가 없었던듯 논의 벼들이 누렇게 잘 익어가고 있었다.
벼는 시퍼래도 익었고 서리를 한번 맞으면 영근단다.
군데군데 사과밭에 사과도 빨갛고 탐스럽게 달려 있고 한적한 시골길에
코스모스가 한창이다.
버스를 타고 다리를 지나며 본 옆다리의 교각 밑 중간쯤에는 지난 장마때에
걸린듯 나무가지.지푸라기 비닐등 장마때의 찌꺼기들이 아픈 상처처럼 남아있다.
맑은 물이 고인 근처 저수지에는 태공들의 낚시하는 풍경이 한가롭기만 하다.
다시 택시를 타고 올라 간 유택에는 스치는 바람에 이름모를 풀벌레 소리만
가득하다. 전에는 없던 자리에 돋아난 이름 모를 보라색 들꽃들만이 쓸쓸하게
우리를 반기고...,
우리는 매번 일부러 붐비는 때를 피하기도 하고 비를 피하기도 하면서 보살피러
오곤 하는데, 이제 다같이 성묘하는 때를 지난 묘역에는 오늘도 여전히 햇볕은
따뜻하게 비추이고 있었지만, 빛 바랜 人造꽃들만이 묘지앞을 지키는 가운데
싸늘한 소슬 바람만이 우리의 돌아 갈 길을 재촉하였다.
혹여 쏟아질 세라 걱정하던 비는 하늘이 무던히 참아주어 돌아오는 길에 간간히
몇방울의 비만 뿌려 고마운 마음이었다.
대구 비행장에는 예나 다름없이 새로 결혼을 한 신혼부부의 신혼 여행길이
소란스럽기만 하다.그들을 따라 나온 더 많은 배웅객들이 뒤엉켜서 너무나 붐비고
그들의 억센 경상도 억양과 섞여서 정신이 하나도 없다.
비행기 좌석이 공교롭게도 창문이 없는 자리에 배정이 되어서 우리는 비행기가
뜨는지 내리는지 가눔도 못하고 ... 무사히 돌아 와서 다행이긴 했지만 불과
30여분 타는 비행기 요금에 너무나 많은 돈을 지불하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2003년 10월 17일 Skylark. 이용분( 7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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