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숲

by 김 혁 posted Oct 24,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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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나무 숲


    어느 조용한 바닷가 언덕위
    아담한 집에
    어떤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 집은 부모님이 오랜 세월 지은 집인데
    파아란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너무나 경치가 좋은 곳 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집에서는 집 앞을 가리고 있는
    대나무 숲 때문에
    그 경치를 제대로 볼 수 없었습니다.
    그 사람이 이 좋은 경치를 보려면
    집 뒤에 있는
    바위로 올라 가야했습니다.
    그 사람은 늘 생각했습니다.
    "겨울에는 그늘이 져서 춥고
    여름에는 바람을 막아 덥고"
    아름다운 경치조차 볼 수 없게
    "왜 쓸데없이 대나무들을 심었을까?"
    부모님을 원망했습니다.
    어느날
    그 사람은 용기를 내어
    그 대나무 숲을 모두 잘라 버렸습니다.
    그리곤 확트인 그 경치를
    집안에서도 마음대로 볼 수 있게되어
    너무 너무 기뻐 했습니다.
    그 사람은 한동안 몹시 행복했습니다.
    온 몸이 홀가분하고 자유를 얻어
    훠얼훨 날아 갈 것 같았습니다.
    그리곤
    그 즐거운 날들이 계속되어
    여름이 왔습니다.
    어느날 큰 바람과 비가 섞인
    태풍이 불어 왔습니다.
    밤새 불었습니다.
    다음날 태풍이 지나가고
    그곳에도
    햇살이 변함없이 찾아 왔는데
    언덕위에 집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후론
    그 사람을 본 사람도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