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03.10.24 20:45

대나무 숲

조회 수 1203 추천 수 226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대나무 숲


    어느 조용한 바닷가 언덕위
    아담한 집에
    어떤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 집은 부모님이 오랜 세월 지은 집인데
    파아란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너무나 경치가 좋은 곳 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집에서는 집 앞을 가리고 있는
    대나무 숲 때문에
    그 경치를 제대로 볼 수 없었습니다.
    그 사람이 이 좋은 경치를 보려면
    집 뒤에 있는
    바위로 올라 가야했습니다.
    그 사람은 늘 생각했습니다.
    "겨울에는 그늘이 져서 춥고
    여름에는 바람을 막아 덥고"
    아름다운 경치조차 볼 수 없게
    "왜 쓸데없이 대나무들을 심었을까?"
    부모님을 원망했습니다.
    어느날
    그 사람은 용기를 내어
    그 대나무 숲을 모두 잘라 버렸습니다.
    그리곤 확트인 그 경치를
    집안에서도 마음대로 볼 수 있게되어
    너무 너무 기뻐 했습니다.
    그 사람은 한동안 몹시 행복했습니다.
    온 몸이 홀가분하고 자유를 얻어
    훠얼훨 날아 갈 것 같았습니다.
    그리곤
    그 즐거운 날들이 계속되어
    여름이 왔습니다.
    어느날 큰 바람과 비가 섞인
    태풍이 불어 왔습니다.
    밤새 불었습니다.
    다음날 태풍이 지나가고
    그곳에도
    햇살이 변함없이 찾아 왔는데
    언덕위에 집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후론
    그 사람을 본 사람도 없었습니다.

  • ?
    청초 2003.10.25 11:07
    김혁 동기님.

    이런 동화 같은 이야기를 대할때마다
    그만 나이도 잊은채

    그속에 그런 심오힌 뜻이 있었구나...하고
    끄덕끄덕 수긍을 하게 되지요.^^

    아무리 지식이 넘치는 요즈음 세상이지만
    더 깊은 곳에 잔잔히 흐르는 이런 지혜는

    아무리 나이가 먹었어도
    시대를 초월해서
    그 가치를 인정하게 되는군요.

    옛 어른님들의 지혜를 보면서
    지금의 젊은이들에게

    우리도 무언가 이시대에 맞는
    생활속의 지혜를

    남길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김혁 동기님
    환절기에 건강 조심 하시기 바랍니다.

    2003년 10월 25일 청초.
  • ?
    김 혁 2003.10.25 20:35

    청초 동기님,

    오랜만에 우리 홈에서 대화의 창을 열어주셨습니다.

    동화 같은 내용이지만 젊은이들의 경솔함을 꾸짖고,
    나이드신 분들의 깊은 마음을 강조한 글입니다.
    급변하는 이 시대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마음은 아직 젊다고 느껴저도 나이에 맞는 거동이
    필요한 우리의 나이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은 젊게 갖이고, 자신감은 잃지 말아야
    할것 같습니다.

    동기님도 건강에 특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김 혁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