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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초. 2003.10.31 16:20
    어느분께....


    어느분께서
    예쁜 편지지 꺼내어서
    실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이트의 기능이 제가끔 다른지
    어떤 곳에서는 되는게
    이곳에서는 안되곤 하는군요.

    많이 애쓰셨습니다.^^


    2003년 10월 31일 청초.



      가까운 곳으로 찾아온 가을,


      우리가 사는 아파트의 가을은 느티나무 잎 끝에서 부터 찾아 오는 것 같다.

      매일 매일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쳐다보고 있으니 하는 수없이 숨바꼭질 하듯이
      밤사이 아무도 모르게 살짝 누런 황금 빛으로 물을 들이기 시작한다.

      하루 상관으로 벗꽃 나무도 못 참겠다는듯이 잎이 불그레 물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성급하게 한잎 두잎 낙옆을 휘날리며 떨어지는 나무들이 있으니
      이미 가을은 중반으로 접어 들어가고 있다.

      오가는길 한옆에 심어 놓은 샛 노란색과 꽃 자주색의 국화가 조금은 추운듯이
      파리하게 웅숭그려 피어 있다.

      진분홍색 일년초 과꽃은 이미 조그만 꽃잎 마져 오그라지고 말라 버려서 자그만
      해바라기 모양으로 씨앗들을 머금은 얼굴을 쳐들고 스치는 바람에 파르르 떨며 서서있다.

      그렇게 극성맞게 쏟아지던 비가 그치더니 탄천은 그만 水源이 메말랐는지 앙상하게
      등뼈같이 생긴 개천바닥의 돌맹이들을 드러내놓고 신음을 하고 있는듯이 보이더니

      얼마 전부터 졸졸 흘러 내려가는 물을 통이 넓은 큰 고무관으로 된 물막이로
      가두니 며칠 사이에 큰 호수가 생긴듯 맑은 물이 철철 넘쳐서 흐른다.

      때때로 큰 잉어들과 붕어들이 `나 여기 있노라 `과시라도 하듯이 `철썩`하고
      큰 물소리를 내며 물위에 둥그렇게 큰 원을 만들면서 튀어 올랐다
      들어가곤 한다.

      지난 봄부터 오리가족이 이사와서 몇 마리의 귀엽고 여린 오리를 이끌고는
      삐약삐약 예쁘게 헤엄치고 다니더니 그 사이 번식을 많이 했는지 요사이에 보니

      여섯 일곱 마리로 이루어진 서너 무리의 오리들이 각각 떼를 지어서 유유히 헤엄치며
      고개를 물속으로 들이박고 꼬리는 쳐들고 물질을 하기도 하고 먹이를 찾기도 하며
      그 맑은 물위로 `꽥꽥꽥` 날개 짓을 하면서 자기의 세력을 과시 하고 있다.

      마치 스위스의 레만 호수도 이보다 더 좋으랴 싶게 풍요로운 광경이다.

      예전 같으면 부지깽이라도 들고 나와서 임자 없는 이런 오리들을 잡아서
      가져가련만 이제는 모두들 가던 걸음을 멈추고 서서 유유히 노니는 이들을

      보면서,` 모두 몇마리가 노닐고 있지 ?` `저게 지나가던 기러기떼가 아닌가 ? `
      ` 어느놈이 우두머리지 ? `하고 신기한듯이 쳐다보면서 망중한을 즐기고들 있다.

      예전에는 아파트 단지에 장미꽃이 피면 몰래 꺾어서 가져 가기도 하던 때가 있었다.
      그런 때를 생각하면 살기가 많이 좋아지고 민도도 많이 높아졌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곳 탄천 주변도 봄에 예쁜꽃들을 피워 화려하게 장식했던 나무들이 이제는 서서히
      단풍이 들면서 호수같이 시원스런 물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관을 이루고 있다.

      날씨가 쌀쌀한데도 운동을 하느라 부지런히 오가는 사람들의 꼭꼭 여민 옷깃
      사이에 살짜기 숨어서 이제 이곳에도 서서히 가을은 찾아오고 있다.

      2003년 10월 26일 Skylark (7회)




      (늦가을까지 피는 작은 들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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