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그리고 [강물] / 천상병

by 임효제(11) posted Nov 1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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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 름 ♥



저건 하늘의 빈털털리꽃
뭇사람의 눈길 이끌고
세월처럼 유유하다.

갈 데만 가는 永遠한 나그네
이 나그네는 바람 함께
정처없이 목적없이 천천히..

보면 볼수록 虛虛한 모습
통틀어 무게없어 보이니
흰색 빛깔로 上空 수놓네.

♥ 강 물 ♥



강물이 모두 바다로 흐르는
그 까닭은
언덕에 서서
내가
온종일 울었다는
그 까닭만은 아니다.

밤새
언덕에 서서
해바라기처럼 그리움에 피던
그 까닭만은 아니다.

언덕에 서서
내가
짐승처럼 서러움에 울고 있는
그 까닭은

강물이 모두
바다로만 흐르는
그 까닭만은 아니다.

천상병 詩集
"저승가는 데도 여비가 든다면"에서
이매조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