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잘 살고 있는건지 모르겠네....
첫 번째 이야기
@ 삶의 정의.
" 나는 요새 어떻게 살고 있는거야 ? 맨날 좋은 옷도 한벌 못 사입고
이거 원 잘살고 있는건지 모르겠네...."
대형 할인점 카운터에서 줄~줄~ 계산대를 향해 흘러가는 몇가지 반찬거리,
일상 생필품들을 밀어 뫃아 놓으면서 어떤 젊은 주부가 내용(돈)이 별로
없어 보이는 지갑을 드려다 보면서 혼잣말로 중얼 거린다.
"그래요 젊을 때에는 아이들하고 그렇게 사는거에요. 잘 살고 있는겁니다"
차례대로 뒤에 서서 있다가 이 소리를 들은 나의 혼자소리 대답이다.
" 다들 그렇게 살지요 ? " ^^
두번째 이야기
@ 떳떳 하려면은...
전철을 타면 노상 흔한 풍경이지만 요사이 보니 특히 여러가지 잡다한
물건들을 파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살기가 힘이 드니 당장의 생계를
위해서 나선 사람들일 것이다.
여름에는 선풍기 카바니 간이 돋보기니 한 보따리에 천원하는 칫솔이니
일이천원 정도 안팎의 가벼운 가격의 물건들을 주로 판다.
오늘은 보니 모직 짙은색 양복에 유난히 잘 붙는 흰 실밥이나 먼지 같은
것을 밀어내는 조그마한 휴대용 구두주걱같이 생긴 먼지 끈끈이를 판다.
나도 아들 아이가 여간 조심하지 않으면 곤색 옷에 흰 먼지를 붙여 가지고
출근하는 걸 자주 보아 오던터라 아들에게 주려고 선듯 한 개를 샀다.
다른 한편....
나의 옆의 옆자리에 앉은 어떤 조금 젊은이가 느닷없이 천원 짜리 한 장을
전철 칸에 서있는 어떤 사람을 보고는
"저기 저 장갑을 파는 사람에게 좀 전해 주시오." 했더니
그 쪽에서 돈을 받고 장갑 한 켤레가 역시 그 사람의 손을 통해서 건네왔다.
그랬더니 장갑은 그만 두라고 하니 장갑은 다시 그쪽으로 건네 졌다.
결국 보니 천원을 적선하겠다는 뜻인 것이다. 그래서 나도 자연히 시선을
따라 그 장갑을 파는 사람을 쳐다 보았는데 상당한 미인형의
젊은 아주머니다.
마침 그 젊은이가 전철을 내릴려는지 내가 앉은 자리 옆에 와서 서 있기에
나는 쳐다 보면서 말을 건넸다.
" 젊은이는 그 장갑을 받았어야 했어요.
그래야 그 장갑을 파는 이가 마음이 떳떳 할게 아닙니까 ? ^^
세 번째 이야기
@ 살아 올 동안 이런식 愚를 얼마나 많이 범했을까 ?
이건 어떤 친구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그들 내외는 김장철이면 매해 인천 연안 부두 종합어시장으로
새우젖을 사러 가곤 한단다.
올해도 어김없이 새우젖을 사러 인천근처에 직장을 가진 아들의
차를 타고 해마다 가는데도 길이 서투른 어시장을 겨우 찾아갔다.
다른 해에는 아들이 바뻐서 오는 길에 데려다 주지 못했지만 올해는
빨리 사지면 전철역까지 모셔다 주기로 하여, 서로 기쁜 마음으로
근처 전철역까지 새우젖을 실어다 내려 주고 음료수 까지 사주면서
저녁에 집에서 만나자 하고는 아쉽게 아들은 빈차로 직장으로 가버렸다.
그런데 그 새우젖 이라는게 소금간이 된것이라 여간 무거운게 아니어서
전철역 승강장까지 오르내리려니 보통 힘이 겨운게 아니더란다.
더구나 해마다 하던식으로 딸네도 좀 주고 여름 김치 담글 때 쓰려고 일년치
몫을 산다고 사다보니 양도 좀 많았다. 간 김에 조개 젖도 조금 사고...
물론 간이 밀차를 가져 가긴 했다. 그러나 계단앞에서는 도저히 무기력하다.
문제는 끝머리에 버스를 바꿔 타면서 너무나 무거운 바람에 번듯 머리에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새우젖을 이렇게 끙끙거리고 끌고 올일이 아니라 아들의 차에
그냥 실어 놓고 빈몸으로 왔다면 얼마니 쉬웠을까 ?
아들은 새우젖을 실은 채로 직장에 갔다가 퇴근길에 그냥 싣고 집으로
가져 오면 될일을... 상할 물건도 아닌데....
우리가 살아온 긴 평생 동안 이런 類의 愚를 얼마나 많이 범하며 고생을
하면서 살아 왔을까 !!
그들은 장탄식을 했단다.^^
2003년 12월 20일 Skylark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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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 풀리면 배가 오고 배가 오면 님이 오신다는 노랫말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님이 오시면 서름도 풀리지 동지 섣달 얼었던 강물도 제멋에 녹는데 웨 아니 풀릴까?....기다리다 간데요. 오늘은 그 강가에 저도 가서 배를 기다리고 서 있고 싶네요. 이 따뜻한 열매는 무슨 열매 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