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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일 모래면 입춘이다. 얼음이 제법 두껍게 얼어 허여스리 하고, 그 속을 알길 없던 개울에 뚫린 커다란 구멍 사이로 맑은 시냇물이 제법 졸졸 소리를 내면서 흐르고 있다. 원줄기인 탄천으로 나가니 개울 넓이대로 꽉 차 흐르던 큰 개울물이 그대로 얼어버린 개천은 두꺼운 얼음으로 스케이트장 같이 펼쳐져서 꽁꽁 얼어있다. 그러나 스케이트나 썰매를 타는 아이들은 이제는 없다. 롤러스케이트에 밀려서 이제 썰매 같은것은 구세대의 유물이 된것 같다. 조금 상류로 올라가니 흐르는 물에 서서히 얼음이 풀린 개울물 가운데 여덟 아홉 마리로 한 무리를 이룬 오리들이 꽁지를 내놓고 오랜지색 발은 연신 휘저으면서 물속에 머리를 쳐 밖고 먹이를 찾느라 물질이 한창이다. 햇살은 오랜만에 온 세상을 따뜻하게 비치고 코끝에 스치는 바람에는 훈훈한 봄 내음이 스민것 같다. 아직은 새순이 돋지 않은 나무가지 사이를 이름 모를 새들이 찌릭 찌리릭 긴 여운을 남기며 서로 우지지고 있다. 양지바른쪽 기슭에는 봄풀의 자그마한 잎 파리가 갸웃이 얼굴을 내어 밀고 있다. 이제 들녁에는 달래 냉이 쑥등 나물 캐는 아가씨의 콧노래 소리라도 금방 제절로 흥겨웁게 들릴것 같고... 아침나절에는 휫뿌연 안개가 땅거미를 지면서 낮게 깔린걸 보니 이제 이 땅에 봄이 찾아 올 날들이 그리 멀지 않을 모양이다. 겨우내 추위에 움추려 뜸하던 사람들의 발길도 잦아 졌다. 지난번 새로 개장을 한 탄천변 롤러스케이트장에서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봄 하늘에 널리 울려 퍼지고 움직임도 신명이 난다. 이대로 더 이상 춥지 않고 봄이 오면 좋겠다. 04년 2 월 1 일 청초.Skylark(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