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수리나무 꼭대기 썩은나무 둥치에 딱따구리새가... 겨울 속의 봄이런가 코끝에 닿는 바람이 상큼하기까지 하다. 산길에 떨어져 흩어진 낙엽들이 그대로 제 모양으로 남아 있는걸 보면 추운 겨울 날씨 때문에 산을 오른 사람이 드물었나 보다. 예전 같으면 땔감으로 갈퀴질을 하여 몽땅 긁어갔을 낙엽들이 그대로 쌓여 있어 보는 마음이 따뜻하고 풍요롭다. 오솔길 가까이에 있는 맨 윗머리가 꺽여져 나간 상수리나무 꼭대기 썩은 나무 둥치에 참새만이나 할까한 조그만 딱따구리새가 나무속에 숨어있는 벌레를 잡으려는 듯 딱딱 쪼느라고 우리가 가까이 가도 모르고 구멍을 열심히 쪼아 내고 있다. 소나무 숲 밑을 지나노라니 상큼한 송진 냄새가 코끝을 스치고, 휘이익 스르르 소리내어 둘러보니 떡갈나무 잎이 겨우내 낙엽이 안지고 매달린 채 바람에 흩날리며 내는 소리다. 간밤에 내린 비에 적당히 물기를 머금은 흙은 넉넉한 어머니의 마음같이 무엇이든 받아주고 덮어주겠다는듯 포근하기만 하다. 평소 아스팔트나 세멘트 바닥길을 매일 매일 또박또박 소리를 내며 걸어 다니느라 피곤해진 우리네 발들이 모처럼 대지의 품에 돌아간듯 포근 포근 맨발로라도 걷고푼 기분이다. 무너져 내린 진흙더미 사이로 새파랗고 뾰족하게 머리를 내민 풀들이 봄이 이미 와 있음을 알려준다. 2002년 1월 18일 씀 2004년 2월 10일 청초 (딱따구리 새) Prev 물질보다 향기나는 그 무엇...!? 물질보다 향기나는 그 무엇...!? 2004.02.10by 임효제(11) ***글 올리기 방법*** Next ***글 올리기 방법*** 2004.02.11by 관리자 176 추천 0 비추천 Facebook Twitter Google Pinterest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댓글 쓰기 에디터 선택하기 ✔ 텍스트 모드 ✔ 에디터 모드 ?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617 나이가 들수록~~~~~글//펌 김 혁 2004.01.25 1053 6616 태백산의 설경 1 Skylark(7) 2004.01.25 1077 6615 감동이 있는 명언! 2 임효제(11) 2004.01.27 855 6614 ♣ HappyWeek-404 / 이름풀이 김인중 2004.01.27 813 6613 겨울의 묵상(默想) 2 소정 2004.01.27 728 6612 내 매력은 당신의 가슴에서 자란다 김 혁 2004.01.30 829 6611 느린삶에대한 갈증 1 소정 2004.02.01 878 6610 햇살은 오랜만에 온 세상을 따뜻하게 비치고 ... 5 청초(7) 2004.02.01 1044 6609 칭찬 명자25 2004.02.02 856 6608 내 속엔 또 다른 '작은 나'가 있다 김 혁 2004.02.03 919 6607 ♣ HappyWeek-405 / 독도의 풍경 1 김인중 2004.02.04 893 6606 [re] 아 ! 세월의 덧 없음이여 !! 1 소정 2004.02.05 983 6605 아 ! 세월의 덧 없음이여 !! 4 청초.Skylark 2004.02.05 1272 6604 시 아버님의 눈물 2 명자25 2004.02.07 1007 6603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 김용택 鄕 村 2004.02.08 1334 6602 [re] 편지 3 향리 2004.02.09 1109 6601 편지 4 소정 2004.02.08 1301 6600 물질보다 향기나는 그 무엇...!? 3 임효제(11) 2004.02.10 1184 » 상수리나무 꼭대기 썩은나무 둥치에 딱따구리새가... Skylark(7) 2004.02.10 1209 6598 ***글 올리기 방법*** 관리자 2004.02.11 1294 Search 검색 제목+내용제목내용댓글닉네임아이디태그 쓰기 Board Pagination Prev 1 ...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 358 Next / 358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