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새와 비, 그리고 우산 ++ 말없이 마주 앉은 우리는 한 모금씩의 차를 마셨다 창밖엔 비가 내리고 멀리 산등성이를 타고 오르는 하얀 물안개를 바라보며 우리는 시선을 달리한 채 차이코프스키의 비창을 듣는다 오직 음악을 듣는 것이 목적인 것처럼... 가끔 씩 마시다만 찻잔을 바라보지만 식어버린 언어들이 서늘한 찻잔 속을 맴돌고 있을 뿐. 누군가 빗속을 걸어가고 있다, 우산도 없이 그래, 사는 건 어차피 비를 맞으며 가는 것이지 온몸이 떨리고, 눈물이 흘러도 빗줄기에, 빗물에 가려 아무 것도 보이지 않지만 어차피 인생은 홀로 가는 것인데 그렇게 가고, 오고, 만나고, 헤어지고 슬프다거나 외롭다는 건 사치일지도 몰라 눈이 마주치자 그는 희미하게 웃고있다 눈물보다 더 진한 연민을 담고 그래, 눈으로도 음악을 듣는구나 그 눈가에 차이코프스키의 슬픔이 흐르고 있다 빗줄기가 마치 바이얼린의 현(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 빗줄기를 뚫고 참새 한 마리가 길 반대편으로 날아갔다 여전히 쏟아져 내리는 빗줄기 그 속에 어젯밤 반짝이던 별들도 섞여 떨어지고 산을 타고 오르는 물안개, 그리고 참새 그들은 왜, 무엇을 향해 떨어지고 오를까 그가 자리에서 안개처럼 일어섰다 그리고 그는 빗속으로 그냥 걸어나갔다 그가 빗속을 뚫고 참새처럼 사라져가고 있었다 차이코프스키의 비창이 그를 따라 나섰다. 방안에는 그의 낡은 우산이 오도카니 남아 나를 바라보고 있는데. 어느 비오던날 일기장에서.... Prev ♣ 대단히 감사합니다! ♣ 대단히 감사합니다! 2004.07.13by 김인중 힘차게 물보라를 일으키면서 흘러 내리는 물길이 ... Next 힘차게 물보라를 일으키면서 흘러 내리는 물길이 ... 2004.07.11by Skylark(7) 129 추천 0 비추천 Facebook Twitter Google Pinterest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댓글 쓰기 에디터 선택하기 ✔ 텍스트 모드 ✔ 에디터 모드 ?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Comments '1' ? 香里 2004.07.16 21:48 "오도카니"라는 표현에 매료되어 소정 모르게 퍼가려는데 도저히 실력이 못미쳐 그만 손들고 고백합니다ㅠㅠ~~ 제발 우리집에 오소서 수정 삭제 댓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97 남가주 7회 동기 주소록 / 윤병남(updated) 1 김 혁 2004.07.18 1395 696 좋은친구 2 푸른소나무 2004.07.18 1341 695 서로 기대어 살아가는 우리 김 혁 2004.07.18 1135 694 ♣ HappyWeek-429 (통일후 한국경제) 김인중 2004.07.17 1293 693 *** 분홍색 양란 꽃 *** 3 Skylark(7) 2004.07.16 1410 692 테스트 요청-김일섭 관리자 2004.07.16 1132 691 ♣ 대단히 감사합니다! 1 김인중 2004.07.13 870 » 비와 참새 와 우산 1 소정 2004.07.12 825 689 힘차게 물보라를 일으키면서 흘러 내리는 물길이 ... 1 Skylark(7) 2004.07.11 1387 688 ♣ HappyWeek-428 김인중 2004.07.10 959 687 친구야 그리운 내 친구야 5 소정 2004.07.09 1000 686 사색으로부터의 자유 / 법정스님 3 김 혁 2004.07.09 1260 685 장맛비 속에 늦게 한 두송이 피어난 초롱꽃이 애처롭고... Skylark(7) 2004.07.08 1347 684 [re] 장맛비,.. 항상 좋은글 감사한 마음으로 음악 올림 1 최성열(9) 2004.07.08 1165 683 묵은 나무 가지에도 새 순이 돋듯이... 2 Skylark(7) 2004.07.04 1135 682 ♣ NewsLetter / HappyWeek-427 1 김인중 2004.07.03 884 681 시간은 행복의 손 소정 2004.07.02 1068 680 [re] 시간은 행복의 손 향리 2004.07.07 859 679 ♣ Piano Recital (김인중 딸) 1 김인중 2004.07.02 1139 678 여행 푸른소나무 2004.06.30 1113 Search 검색 제목+내용제목내용댓글닉네임아이디태그 쓰기 Board Pagination Prev 1 ... 319 320 321 322 323 324 325 326 327 328 ... 358 Next / 358 GO
소정 모르게 퍼가려는데 도저히 실력이 못미쳐
그만 손들고 고백합니다ㅠㅠ~~
제발 우리집에 오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