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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을 재촉하는 비까지 소록소록 내리니....   

      여름이 가면 당연히 가을이 온다는 것은 만고의 누구나 다 아는 진리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더위가 어서 가기만을 그렇게 바랐었건만.....
      오늘 아침은 가을을 재촉하는 비까지 소록소록 내리니 마음까지
      을씨년스럽다

      더운 여름날에는 몸에 붙지를 않아 그리도 시원하고 좋던
      요 위에 깐 삼베 쉬트 천이 이제는 까슬까슬 몸에 닿는 감촉도 차다.

      옛날에는 모든 옷은 거의 풀을 먹여서 입었었는데 더운 날에는 아무리
      찐하게 풀을 먹여서 널어 말려도 후들후들 풀이 안 서던 천들이 찬바람이
      나면 개가 핥고 지나 가기만 해도 풀이 선다고 어른들이 말씀 하시는걸
      들은 적이 있다.

      세탁해 널은 옷들이 선들선들 마르기도 잘 하여 빨래 말리기가 수월해 졌다.
      요새는 풀먹이는 천도 별로 없으니 다 지난 시절 이야기일 뿐이다.

      지난 여름 어떤 날 전철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곱게 나이가 드신 할머니
      한 분이 발이 고운 모시 윗저고리를 풀이 빳빳하게 먹여서 연한 속살이
      어슴프레 드러 나게 다려 입고 계셔서 궁금한 나는

      "무슨 풀을 먹여서 그렇게 상큼하게 해서 입으셨어요?"하고 물었더니

      " 내사 성질이 드러바서 요새 그 나이론 류의 옷은 못입어요.
      그래서 밥을 풀주머니에 넣고 바락바락 주물러서 된풀을 멕였지요" ^^
      한다. 토박이 경상도 분이신 것 같다.

      그 시절에는 날씨가 추워지면 모시 삼베 바지저고리 앞섶이나 바지가랭이가
      도루루 말려 올라 붙어서 제절로 계절의 오고 감을 알게 되었었다.

      이제 날씨가 서늘해지니 추운 엄동설한이 지레 짐작 생각나서 스르르 겁이난다.

      사람이 이 세상 만물 중에 最貴하지만 싫던 좋던 기상의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는 어느 한의학 건강 강의시간에서 들을 때만 해도 젊어서 심드렁하니
      "무슨 영향을 받노? "
      하고 반신반의하던 내 마음이 지난여름의 더위에 두 손을 번쩍 들고는

      "맞다, 맞다카이...."

      동해안이나 그 외 다른 지역에서 매해 수해를 당하는 일이나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많은 자연의 재난들을 목격하기도 하고...

      곡식을 거두어 입안에 넣기 전까지는 마음을 놓을수 없다는 말들도 실감이 난다.

      지난 50년대 태풍 "사라호"때에는 벼가 누렇게 익어서 다 베어 논두렁에 말릴려고
      널어 놓았던 볏단이 바다로 떠내려 가는 통에 어부들이 고기 대신 이를 건지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그래서 자연의 위력 앞에 너무나 미약한 인간의 능력에 회의를 가지게 되기도했다.

      그러나 지난 이야기는 잊기 쉬운 법, 이번 여름 더위 만치 우리를 무기력하게
      한 일은 없는 것처럼 느껴져서 자연에게 "두 손 아니 꼬리까지 팍 들었다" 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는 일대의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는 이 자연 변화에 잘 순응하여 건강한 가을과 겨울을 맞이 하여야 하겠다.


                                                 04년 9월 11일 Skylark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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