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여 제가 참새의 먹이가 될 수도 있다는... 나는 우리집 정원을 너무나 좋아해서 매번 이렇게 글을 쓰곤 한다. 사실 이집을 떠나지 못하고 삼십여년 지니고 있게 된것도 바로 이 정원 때문이기도 하다 단 몇일만에 드려다 볼때라도 무언가 새로운 변화가 신기하여 글을 쓰지 않고는 못견디게 하는 그 어떤 매력을 품어 내고 있다. 초가을의 스산한 바람이 이제 반소매 T샤쓰를 입은 팔을 서늘하게 한다. 어느새 절기가 변해 뜨락의 소국들은 무서리라도 맞았는지 꽃잎을 잔뜩 오그리고 군데군데 양지바른 쪽에만 파리하게 피어 있다 성미가 급한 네티즌들이 올리는 글 속에 이제 울긋불긋한 가을 단풍 풍경이 잦아 지고 우리가 싫어하든 말든 가을은 이 땅에 마치 전쟁에 이긴 점령군처럼 서서히 우리 주변으로도 좁혀 오고 있다. 여름내 자라서 떠꼬머리 총각 머리처럼 더부륵하게 된 키가 큰 옥향 나무의 가지와 잎을 솜씨 좋은 미용사 처럼 요리 저리 다듬고 잘라 내니 마치 여름 하늘 떠가는 구름처럼 둥실둥실 가지 마다 구름덩이가 매어 달린듯 환상적이 되었다. 키가 좀 낮은 몇 그루의 검푸른색의 주목은 둥그렇게 손질을 하니 정원이 한층 더 운치가 있어졌다. 보이지 않게 해마다 조금씩 자란 나무가 아주 커다랗게 덩치가 커지면서 정원이 아주 멋스러워 졌다. 다른 해와 달리 올해는 유난히 모기가 많다. 나무가 우거지니 자연히 모기도 끼고 이 모기를 잡아서 요기를 하려는듯 조금은 늦깍이 지각생 잠자리 한 마리가 잽싸게 먹이를 쫓는 하늘의 솔개 맹크로 오르 내리느라 행여 제가 참새의 먹이가 될수도 있다는 심각한 사태를 잊은 듯도 하다. 초가을 정원에서 맨 처음부터 피어나기 시작한 취나물 꽃이 마치 인고하는 옛 맏 며느리의 끈질긴 얼굴로 여전히 바람에 하늘하늘 흔들리며 웃고 있고 뒤 늦게 피어난 구절초의 새하얗고 귀여운 꽃이 이제사 다른 꽃을 다 제치고 이 정원에서 고고히 제 홀로 예쁜 자태를 뽐내고 있다. 벌래가 먹어 모두 잘라 버리고 몇 가지만 남겨 놓은 감의 가지들.... 주황색 감이 열린 가지 끝에 횡재를 만난 까치 두마리가 소란스런 소리로 깍깍 대며 찾아와 그중 잘 읶고 말랑한 연시를 제 밭의 것인양 차지하고 쪼아 먹기 바쁘다. 벌래 먹어 잎이 모두 져버린 단풍나무 가지에 새순이 돋아 나면서 제물에 빨갛게 단풍이 든 고운잎과 아직도 승승장구 줄기를 뻗는 시퍼런 호박 넝쿨에 열린 둥그런 호박이 빨간 단풍 잎에 대비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 내고 있다. 모쪼록 이 호박이 잘 커나서 둥그렇고 누렇게 늙은 큰 호박을 볼수 있도록 날씨가 계속 따뜻하고 온화한 가을이었으면 좋겠다. 자칫 된 서리라도 일찍 내리게 되면 한참 크다 만 호박이 연한 잎과 함께 비참한 최후를 마지하기가 십상이기 때문이다. 아침 나절과 달리 등위로 내려 쬐는 초가을 햇볕은 유난히 따사러운 오후이다. 04년 10월 어느 초가을 날에 이용분 (7) (구절초 꽃) Prev 그리움으로 걷는 옛길 그리움으로 걷는 옛길 2004.10.21by 소정 정말 아름다운 사람은 Next 정말 아름다운 사람은 2004.10.18by 김 혁 184 추천 0 비추천 Facebook Twitter Google Pinterest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댓글 쓰기 에디터 선택하기 ✔ 텍스트 모드 ✔ 에디터 모드 ?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77 용문사 은행나무 2 소정 2004.11.01 844 776 정성을 다하는 삶의 모습 3 김 혁 2004.11.01 1012 775 ♣ HappyWeek-444 (Coex 국화축제) 김인중 2004.10.30 726 774 강아지와 휴대폰 2 이용분 2004.10.30 731 773 오늘이란 말은... 2 김 혁 2004.10.29 780 772 우리네 보통 서민들의 고생스런 삶의 흔적처럼 느껴져서.... 2 이용분 2004.10.25 888 771 아름다운 약속을 할 수 있는 사람 1 김 혁 2004.10.25 843 770 입술보다 더 따뜻한 것 1 푸른소나무 2004.10.24 884 769 ♣ HappyWeek-443 (옷이 날개) 김인중 2004.10.23 796 768 그리움으로 걷는 옛길 2 소정 2004.10.21 1132 » 행여 제가 참새의 먹이가 될수도 있다는 심각한 사태를..... 이용분 2004.10.19 1354 766 정말 아름다운 사람은 1 김 혁 2004.10.18 1170 765 ♣ HappyWeek-442 (전국등산지도) 1 김인중 2004.10.16 865 764 항아리 2 소정 2004.10.14 1016 763 가을예찬 1 김 혁 2004.10.14 1174 762 우린 모두 재학중...(제4회 총동바둑대회에서/04년10월10일) 7 이 용분 2004.10.11 1551 761 소정의 졸업식 1955년3월 5 향리 2004.10.11 1040 760 내 향기로운 삶을 위하여 1 김 혁 2004.10.09 1104 759 ♣ HappyWeek-441 (휴대폰 중독증) 김인중 2004.10.09 950 758 채근담(菜根譚) 중에서 소정 2004.10.07 1022 Search 검색 제목+내용제목내용댓글닉네임아이디태그 쓰기 Board Pagination Prev 1 ... 315 316 317 318 319 320 321 322 323 324 ... 358 Next / 358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