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문사 은행나무

by 소정 posted Nov 01,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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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사 은행나무  

무엇을 하여도
행복하지 않은 나이

가슴에 메마른 바람이 날때면
천년보다 긴- 세월을 살아온

용문사 은행나무를 보러간다

한 아름으로 품을수 없는 고요
그속에 많은 이야기를 담고도

잠잠한 겨울 나무를 닮아 보이리라 

** * *

      깊어가는 가을빛이 아쉬워 가까운 용문사를 찾는다. 용문사는 경기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용문산 에 있으며 우리집에서는 1 시간 남짓한 시간이면 닿을수 있는 거리에 위치 하고있다. 용문사는 뒤로 둘러쳐진 산도 아름답고 산사를 오르는 길은 계곡의 물소리와 더불어 울창한 숲 또한 볼만하다. 지금은 만추(晩秋)의 단풍이 한껏 그자태를 발산 하고 있었다. 산사에 오르면 천년을 넘게 버티고선 우람한 은행나무를 만나게된다. 나는 가끔씩 이 은행나무를 보러 이곳에 오고 싶어 질때가 많다. 나무높이가 62 미터 나되는 한국의 나무중에서 제일 키가 크다고 한다. 세종대왕 때에 정삼품 보다 높은 당상직첩(堂上職牒) 벼슬을 하사받은 명목(名木)답게 나라에 경사나 불행한 일이 있을때면 큰 가지가 부러지거나 소리를 냈다고 한다. 용문사는 신라때에 창건된 절이지만, 왜침과 6.25 동난으로 재난을 입어 지금은 아담한 대웅전과 관음전 산신각 종각등 이 남아있는 그리 크지 않은 절이다. 화려한 불사를한 건물들이 없어서 오히려 그곳에 정겨운 마음이 담겨짐을 느끼게되는것같다. 절 아래에 있는 아담한 찻집에서 창밖으로 내다보이는 산과 계곡의 단풍을 바라보며 마시는 약차(藥茶) 맛 또한 별미여서 그곳에 오래 머물게 되는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