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꽈리 나무> 이제 막바지 된서리라도 내릴려는지... 유리창에 비치는 햇살이 이제 유난히 따뜻하게 느껴지는 계절이다. 이제 정원은 휘몰아치는 늦가을 찬바람에 모든 들꽃은 스러지고 담장 위의 찔레꽃 열매만이 늦게 나온 이파리와 대비하여 예쁜 빨간 열매를 매단 채 찬바람에 흔들거리고 있다. 봄부터 시작하여 온갖 꽃들이 피고 지는 화려한 시절은 다 끝나고 이제 늦가을의 스산하고 쓸쓸한 기운만이 정원에 가득하다. 오상고절(傲霜孤節) 국화라지만 호박잎과 꽃도 아직은 푸루르다. 지난번에 그 예쁘게 자라던 둥그런 호박은 어느 누가 탐을 냈는지 어느날엔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 예리한 칼로 호박의 삼분의 일 정도를 싹둑 잘라 갔다. 된장 찌개를 앉쳐 놓고 호박 생각이 났나 보다... 따 갈려면은 몽땅 따서 가져 가버릴일이지.... 도심도 아닌 주택가의 인심이 자못 사납다고 느껴진다. 길가에서 담위로 올려다 보이는 단풍나무에 매달려 열려서 그래도 오가는 이들의 시선을 푸근하게 해주고 향수를 느끼게도 해 주었을 터인데.... 이제 막바지 된서리라도 내릴려는지 하늘이 움침하고 흰 눈발이라도 내릴듯 구름이 낮게 드리웠다. 서리 맞기전에 호박잎 된장찌개라도 끓일 생각으로 호박나무 순 끝의 부드러운 잎을 따서 줄기의 겉 껍질을 손톱 끝으로 벗겨 내면서 둥그스럼 하게 커서 누렇게 늙은 호박을 기대했던 애뜻한 마음을 접는다. 어차피 인생도 이와 같이 큰 희망 뒤에 가졌던 기대와 본의 아니게 맞은 실망을 뒤섞어 마시면서 하루 하루 이렇게 살아 나가는게 아닐까 !! 04년 11월 17일 Skylark(7) 씀 (찔레꽃 열매) Prev ♣ 인생의 벗이 그리워지는 계절 ♣ ♣ 인생의 벗이 그리워지는 계절 ♣ 2004.11.18by 김 혁 ♣ HappyWeek-447 (설악산) Next ♣ HappyWeek-447 (설악산) 2004.11.20by 김인중 102 추천 0 비추천 Facebook Twitter Google Pinterest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댓글 쓰기 에디터 선택하기 ✔ 텍스트 모드 ✔ 에디터 모드 ?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Comments '1' ? 소정 2004.11.21 22:43 skylark ! 이제 무서리내리는 입동(入冬) 도 거의 지나가고 대설(大雪) 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전년 같았으면 눈도 내렸겠지만 올해는 추위가 늦게 오려나 봅니다. 아직 화단에 베고니아 꽃이 제법 고운분홍색으로 남아 있는걸 신기해서 한참 드려다 보았지요.... 서리맞은 호박이 참 맛있지요^^^ 우리가 사다먹는 하우스 호박에 그맛을 비교할수 없겠어요, 맛있는 호박 된장찌게 냄새가 구수하게 번져오는것 같아요^^^* 여름내 기른 도둑맞은 호박 ㅉㅉㅉ 아까워라.... 수정 삭제 댓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377 아직도 기다림이 있다면 행복하다 1 김 혁 2004.11.06 837 6376 이인호 동기님 비추미 여성대상을 수상하다 3 이용분 2004.11.10 813 6375 삶의 보람을 느끼는 비결 1 김 혁 2004.11.11 723 6374 꽃 다발 2 이 용분 2004.11.12 807 6373 ♣ HappyWeek-446 (Picasso그림) 1 김인중 2004.11.13 846 6372 낙엽 5 소정 2004.11.14 1566 6371 당신 인상이 정말 좋으시네요 2 김 혁 2004.11.15 907 6370 진짜 멋 있는 옷 이용분 2004.11.16 825 6369 로그인(log-in) 시행 김 혁 2004.11.17 691 6368 ♣ 인생의 벗이 그리워지는 계절 ♣ 1 김 혁 2004.11.18 791 » 이제 막바지 된서리라도 내릴려는지..... 1 이용분 2004.11.19 709 6366 ♣ HappyWeek-447 (설악산) 2 김인중 2004.11.20 619 6365 ♧ 기쁨을 같이 하고픈 당신 ♧ 1 김 혁 2004.11.20 729 6364 재래시장 1 소정 2004.11.21 697 6363 동네 대청소 하는 날에..... 1 이용분 2004.11.22 809 6362 ♣ 내 人生의 季節 ♣ 1 김혁 2004.11.23 722 6361 HappyWeek-448 (Baby Song 60) 김인중 2004.11.27 737 6360 ♣ 행복과 불행의 차이 ♣ 1 김 혁 2004.11.27 944 6359 이병헌과 최지우가 ........ 2 김인중 2004.11.30 719 6358 마음의 꽃을 피우면... 1 김혁 2004.11.30 632 Search 검색 제목+내용제목내용댓글닉네임아이디태그 쓰기 Board Pagination Prev 1 ...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 358 Next / 358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