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771 추천 수 11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文人들이 뽑은 지난해 "가장 좋은 시" 가재미 문태준 김천의료원 6인실 302호에 마스크를 쓰고 암 투병중인 그녀가 누워있다 바닥에 바짝 엎드린 가재미처럼 누워 있다 나는 그녀의 옆에 나란히 한 마리 가재미로 눞는다 가재미가 가재미에게 눈길을 건네자 그녀가 울컥 눈물을 쏟아낸다 한쪽 눈이 다른 한쪽 눈으로 옮겨 붙은 야윈 그녀가 운다 그녀는 죽음만을 보고 있고 나는 그녀가 살아 온 파랑 같은 날들을 보고 있다 좌우로 흔들며 살던 그녀의 물 속 삶을 나는 떠 올린다 그녀의 오솔길이며 그 길에 돋아나던 대낮의 뻐꾸기 소리며 가늘은 국수를 삶던 저녘이며 흙담조차 없었던 그녀 누대의 가계를 떠올린다 두다리는 서서히 멀어져 가랑이지고 폭설을 견디지 못하는 나뭇가지처럼 등뼈가 구부정해지던 그겨울 어느날을 생각한다 그녀의 숨소리가 느릎나무 껍질처럼 점점 거칠어진다 나는 그녀가 죽음 바깥의 세상을 볼 수 없다는 것을 안다 한쪽 눈이 다른 쪽 으로 캄캄하게 쏠려버렸다는 것을 안다 나는 다만 좌우를 흔들며 헤염쳐 가 그녀의 물 속에 나란히 눕는다 산소호흡기로 들어마신 물을 마른 내 몸 위에 그녀가 가만히 젹셔준다 ~~~~~~~~~~~~~~~~~~~~~~~~~~~~~~~~~~~~ 어렸을 적부터 고향 (김천시 봉화면 태화리) 마을에서 같이 살다가 작년에 돌아가신 큰어머니에 대한 기억이 바탕이 됬다고 한다 "가슴에 다가오는 절절한 체험을 주위 사물과 결합시켜 아름답고 진한 서정을 길어 올렸다는 평가가 많았다 " 고하는 선정작업에 참여한 문학평론가들의 평이다 조선일보 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