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쾌청이나 옷깃속에 스미는 아침 바람은 얼굴의 살을 에일듯 차다. 문듯 들려오는 아름다운 새의 울음소리에 어디서 일까하고 .... 눈을 들어 찾아보니 앙상한 가지 끝에 짙은 흙색 새 한쌍이 정답게 가지를 오르내리며 노닐고 있다. 아파트 정원에 있는 산수유나무 가지에는 지난 해에 열렸던 빨간 열매가 떨어지지도 않고 달린채 바로 그 눈자리에 새 꽃눈이 봄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통통하게 부풀고 있다. 겨우내 어름밑으로 소리없이 흐르던 개울 어름이 이제 거의 녹아서 맑은 물이 졸졸 소리를 내면서 밤낮 없이 흘러 내리고 있다. 가까운 길인 초등학교 교정을 지나가노라니 네모 나고 붉으스럼한 프라스틱 용기에 심어 놓은 보리의 새 싹들이 끝이 노랗게 탄채 두어치는 되게 자라나고 있다. 학교 교정에서 뜻밖의 보리싹를 보니 반가운 마음이 앞 선다. 가뭄을 타는 들의 보리처럼 끝이 탄걸 보니 물 주기를 조절하나 보다. 쉽다고 자주 물을 주면 줄기가 웃자라서 잘 안되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즈음 아이들도 어서 빨리 튼튼하게 크라고 부모가 분별 없이 피자니 후라이드치킨등을 너무 풍족하게 사 먹이다 보니 모두 비만에 걸려서 성인병 걱정들을 많이 하게 한다. 보리가 그 교훈을 대신 하는것 같다. 건널목에 신호등을 기다리는데 어떤 젊은이가 제법 쌀쌀한 날씨에 맨 양복바람으로 서있다 보니 네거리통 길 바람이 좀 추운듯 옷깃을 여민다. " 에그 안에 쪼끼라도 좀 입으시지^^ 젊다 보니 추위도 못 느끼시나 보죠 ?^^" 보기에 안쓰러워서 나는 한마디 건냈다. 건널 목을 건너서 걷다보니 그 사람이 뒤 쫓아 왔는지 '제가 오십칠세거든요.^^ 저 젊지요? ^^ " 아! 예 ! 건강 관리를 참 잘 하셨군요 " 그 젊은이는 성큼성큼 저 만치 앞으로 걸어가더니 세워 논 차를 타고 위세 좋게 큰 길로 어디런가로 달려간다. 젊다는 건 참으로 좋은 일이다. 살속으로 스미는 이 정도의 추위는 오히려 상큼하니 몸에 새로운 기운을 솟아나게 하는 자극제 임을 나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엊그제 부터 옆으로 김이 새면서 고장이 난 전기압력 밥솥을 고치기 위해 근처 A.S센타에 가는길이다. 요사이 우리집은 한 꺼번에 무에 고장이 잦다. 밥솥은 미룰수가 없으니 아침부터 서들러서 길을 나섰었다. A.S.센터 안내하는 신출내기인듯한 예쁜 아가씨가 상냥히 앞에 오신분이 두분이 계시니 조금 기다리셔야 된다고 말을 한다. 수리를 해주는 직원도 아주 신속하게 고쳐 주면서 무거운 걸 들고 오시지 말고 다음에는 이 정도는 고무바킹을 사다가 집에서 갈아 넣으셔도 된다고 친절하고 깍듯하게 알려주며 상자에 잘 넣어서 갖어가기 좋게 여며 준다. "서비스는 정말 만점이십니다. 감사합니다."^^ 직원의 친절은 그 기업에 대한 이메지도 좋게하고 잘 한 일에는 누구든 감사를 표해야 항상 기쁜 마음으로 누구에게나 이 골치 아픈 일을 해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한마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별것 아닌 일이지만 이렇게 만족하고 쉽게 잘 해결된 것에 기분이 좋아져서 가벼운 걸음으로..... 이제 햇살은 화사하고 따뜻한 봄날이다. 05년 3월 19일 Skylark(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