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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24 17:18

'아롱이' '다롱이'

조회 수 755 추천 수 6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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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롱이" "다롱이"

    이는 우리집 새 식구가 된 금붕어의 이름이다.
    모두 네 마리의 금붕어를 샀는데 나머지 두 녀석의 이름은
    '왕초'와 '멋쟁이' 로 정했다.

    우선 '아롱이'는 몸통은 하얀 은색인데 머리부분에만 진한 빨간 토마토색
    반점이 있고 '다롱이'는 흰색 몸통에 이런 반점이 좀더 많이 번져 있어
    '다롱이'로 정했다.

    처음에는 '얼룩이' '덜룩이'로 했다가 그건 황소 같이 몸집이 큰 짐승의
    이름인 것 같아 앙증 맞은 '아롱이' '다롱이'로 다시 개명을 했다.

    나머지 두 마리는 몸 전체가 오렌지색을 했는데 한 녀석은 유난히
    몸통이 크고 아주 활발하여 '왕초'란 이름을 얻게 되었고 한 녀석도
    똑 같이 오랜지색인데 특징이 없어 '멋쟁이'라고 이름 붙여 주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움직일 때마다 천사의 날개 옷 같이 투명하게
    긴 꼬리가 하늘하늘 거리는게 아주 환상적이다.

    사온 첫 날은 드려다 보는 우리를 경계하듯 정서가 불안정하게 오르락
    내리락 하더니, 이제는 좁쌀알 크기만 한 먹이를 주면 일제히 우리 쪽을
    보고 우적우적 마치 상추쌈을 한입 넣고 음식을 씹는 사람의 입모양
    먹이를 정신 없이 씹어서 먹곤 한다.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적, 나의 큰아이가 초등학교 일학년 때이니까
    60년대 말 쯤이었던가 집에 열대어를 키운적이 있었다.

    그때 키운 열대어가 키싱과 엔젤이라는 種이었는데 키싱은 저희끼리 만나기만
    하면 입을 대고 있는게 특징이고 하얀 몽통이 천사 같이 아름다웠던 기억이 난다.
    그 때만해도 아파트는 생길 념도 없었고 난방은 연탄 이외에는 생각할수도
    없었다. 겨울 날씨는  너무나 추워서 문고리를 잡으면 손이 쩍쩍 달라붙고
    방에는 위풍이 너무 세서 연탄난로를 피우고 지내야 되었는데 어항의 물이

    너무나 차서 열대어들이 꼼짝달삭을 못하는걸 보다 못해 난로에 물을 데워서
    어항의 물을 섞어 주는걸 본 아이가 우리가 외출을 하고 돌아 와서 보니
    냄비에 열대어를 몽땅 집어 넣고 난로 위에 올려 놓아 끓인게 아닌가 ?
    어이 없고 안타까운 마음이란 ! 그 당시 그 고기는 상당히 비쌌던 걸로 기억된다.

    아이들은 보는 게 배우는 것이다. 아이들 앞에서는 정말 일거수 일투족을
    조심하여야 한다는 큰 교훈을 얻은 셈이다. 이제 이도 모두 옛 추억 일뿐  
    그 아이들은  모두 어른들이 되어서 이런 옛이야기를 나누며 웃곤 한다.

    둘이 사는 집에 새로운 생명체가 들어오니 책임감 같은게 느껴지기도 하고
    집안이 조금은 채워진 느낌이다.

    캄캄한 밤에 어찌 지내나 싶어 드려다 보면 입도 다물고 네 마리가 서로
    몸을 붙이고 가만히 있는걸 보면 그들도 잠을 자는 모양인지라 불을 켜고
    드려다 보기가 조금 미안하기도 하다.

    집에 있던 산소기를 틀어 주고 어항 물위에 부레 옥잠이라고 하는 보라색 꽃도
    피고 뿌리가 길게 늘어진 수생식물을 올려놓아 주었더니 그 뿌리 뒤에 숨기도
    하고 한가로울 때는 그 뿌리를 열심히 입으로 뜯어서 먹는 모양이다.  
    간식이나 식후 데져트인 셈이다.

    급한 마음에 몇년전 거북이를 키웠던 어항에 임시로 키우고 있는데 집도 좀
    크고 물정화기도 갗추어 주어서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려고 한다.

    먹이가 시원찮으면 저희들끼리 서로 뜯어서 먹기도 한다니 천사 날개 같은
    그 예쁜 꼬리를 잘 보려면은 때 마춰서 먹이도 열심히 주어야 될 것 같다.

                      05년 7월 24일 Skylark(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