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집은 듯 아미를 숙인 예쁜 신부의 모습으로.... 남쪽 창문에 비치는 햇빛의 각도가 한 켠으로 비끼면 서서히 여름이 물러가고 절후가 바뀌는걸 느끼게 한다. 정원을 둘러서 담옆에 심긴 큰 나무 아래의 陰影도 짙어졌다. 운이 좋으면 날라 다니는 가을 고추 잠자리라도 잡을양인듯 커다란 거미줄을 쳐 놓고 큰 거미가 가운데 잔뜩 웅크리고 '나 거미 아니다' 하는 듯 바람결에 거미줄이 흔들리는대로 흔들흔들하며 매달려 있다. 빗 끝에 연분홍 보라색 상사화가 올해에도 우아한 목을 쭉 빼고 여전히 그 신비하고 고운 자태로 피어났다. 결혼식을 마친후 하객에게 인사하기 위하여 고운 한복으로 갈아 입고 수집은 듯 아미를 숙인 예쁜 신부의 모습 같다. 옛날 시골 초등학교 여학생의 단발머리 모양 꽃잎이 단정한 벌개미취의 연 보라색 꽃도 연일 알맞은 간격으로 내리는 비에 함초롱히 피어났다. 키가 훨씬 큰 키다리 취나물의 앙증맞은 하얀 꽃들이 모처럼 부는 선들바람에 흔들흔들 그 귀여운 작은 꽃송이를 흔들어 보인다. 마치 키가 낮은 꽃만 보지말고 지도 좀 쳐다 보아 달라는 듯이.... 키에 못지 않게 덩치가 너무 커서 온 마당에 큰 그림자를 드리우고 여름날 벌래들이 성하면 아주 높은 꼭대기에 붙어서 성하는 벌래들을 구충할 수가 없어서 올 봄에 과감하게 뭉턱뭉턱 잘라 버린 감나무에 새 가지가 돋고 싱그러운 새잎이 무성하게 성하니 새로히 젊은 나무로의 변신에 성공을 했다. 정원에 들꽃이 성하니 동네를 방황하며 몸풀 곳을 찾던 고양이가 올봄에 감나무가지를 베어서 쌓아놓은 마른 나무 더미속에 터를 잡고 어린것을 네마리나 낳고 편하게 지내다가 인기척에 놀라 어린것들은 나무 더미 속에 숨겨 놓고 어미만 담위로 펄쩍 뛰어 올라 도망은 안가고 우리를 향해 털을 바짝 세우고 경계를 하고 있다. 누가 그 들을 해치랴 만은 어미의 방어 본능이다 그러나 이런 행동도 잠시일뿐 일정한 시기에 이르면 그들은 뿔뿔이 헤어져서 제가끔의 독립체로 영역 다툼을 해 가며 살아 갈것이다. 때를 만난 매미들이 제가끔 다른 음색과 조로 저들의 한 시절을 노래하고 풀숲 속에서는 풀벌레들도 뒤질세라 저들의 고운 소리로 아름다운 연주를 하니 자연스러운 교향곡이 울려 퍼지는 초가을의 정원이다. 05년 8월 11일 Skylark(7) |

2005.08.11 18:49
수집은 듯 아미를 숙인 예쁜 신부의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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