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 꽃) 노변의 향사 날씨가 조금 선선해지자 간간히 풀숲에서 귀뚜라미 소리가 귓가를 간지른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비가 온 후라 그런지 매미소리도 뜸하다. 절후의 변화를 먼저 감지 했는지 요즈음 모기가 여간 극성이 아니다 한번 물린 자욱은 물파스나 (계관)을 바르지 않으면 여간해서 갈아 앉지않고 계속 근지러움에 긁적 거려야 한다.^^ 아파트에는 워낙 층이 높아서 그런지 별로 모기의 습격을 못 느꼈는데.... 이곳 아들이 사는 개인 집은 바로 앞에 정원이 있는 탓인지 요즈음은 매일 매일 모기와의 전쟁으로 잠을 못 이룬다. 여행을 다녀온후 얼마 동안 이곳에 머무르고 있는 중이다. 언젠가 부터 나무가 너무 커져서 온 마당에 그늘이 지니 잔디가 모두 사그러져 죽어서 그 자리에 키가 낮고 둥근 주목이나 영산홍, 야생화를 모두 심어 놔서 이제 잔디는 없다. 예전에 마당에 잔디를 심었을 때에는 잔디 사이에 난 잡초 뽑은것과 잔디 깍은것들을 설 말려 놓은것을 저녁을 먹고 난후 매일 초저녁이면 대문안 조금 빼꼼한 곳에 쌓아 놓고 모기불을 짚이면 그 풀 타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오르며 바람결 따라 연기가 머리를 풀어 헤친것 같이 사방으로 퍼지면 눈이 따거워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 피하면서 덜 말랐던 풀이 타면서 내는 그윽한 연기 내움의 향기란,... . 그 연기에 모기는 맥을 못추고 몽땅 도망 가버리고..... 내가 어릴 때 어쩌다 여름방학때 놀러갔던 시골 큰집이나 외가집에 대한 향수도 불러 일으키고,... 저녁나절 집집마다 밥짓는 굴뚝에서 솟아 오르던 보리짚 타는 연기따라 내움이 온 마당 가득히 낮게 퍼지던 시골집.... . 그 광경을 멀리 좀 높은 산모롱이에서 내려다 보면은 집집에서 펴오르는 연기는 더 낭만적이고 정겹다. 얼른 달려 가서 그 아늑한 품에 안기고 싶은 생각이 들곤 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시절 아직 어릴때이니 모기 불 주변에 뫃여 앉혀놓고 그날 하루 중에 일어 났던 이런 저런 이야기로 꽃을 피우면서 .... 너무 불울 휘저으면 불길이 일어나서 연기가 없어지니 효과도 떨어 지고. `불장난 심하게 하면 너 밤에 오줌싼다` 고 놀리기도 하고.... 조잘조잘 대던 그 여운이 아직도 귓가에 살아서 맴도는데 아이들은 커서 이미 어른이 되어 있고 부모인 우리는 너무나 나이가 많아 졌다. 이렇게 모기에게 시달리면서 잠 못 이루는 밤에 왜 고등학교 시절 우리가 국어 교과서에서 배웠던 노변(爐邊)의 향사(鄕思) 모양으로 또 다른 그리움들이 모기한테 물리면서 괴로운 이 밤에 생각 나는건 어인 일일까? 2003년 8월 19일 씀 2005년 8월 17일 이 용분( 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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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분 동기님,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이야기" 메뉴에
추정 정건식 동기께서 "불가리아 릴라 수도원의 동영상"을
오랜만에 올렸으니 환영하는 글을 써주시면 고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