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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간색,분홍색의 꽃이 나 좀 살려 달라는듯....

    어제는 육칠월 처럼 맑은 하늘에 햇 솜털 같은 구름이 두둥실 떠서 우리의
    마음을 밝게 만들더니 오늘은 초겨울 날씨 처럼 으슴프레 우중충하기
    조차하다. 가을이라도 요즈음 날씨는 참으로 변화 무쌍하다.

    아파트 현관 입구에 봄에 막 꽃이 피기 시작하는 꽃 모종 화분을 사다 놓아서
    여름내 꽃을 보게 하더니 노랗고 빨간색 가을 국화가 피기 시작하자 아직은
    잘 피고  볼만한 서양 봉숭아 포기를 화분째 홀랑 뒤집어서 보이지 않는 정원
    한구석에 쑤셔 박아 놓았다. 그곳에서 빨갛고 분홍색의 꽃이 아직도 피어서
    나 좀 살려 달라고 애원하듯이 나를 쳐다보고 있다.

    요사이는 애를 안쓰고도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지천으로 있는 예쁜 꽃을
    사서 보다가는 마음에 안 들면은 지체없이 쏟아 버리고 또 다시 새로운
    꽃을 사서 보곤 한다. 어찌 보면은 화훼산업을 하는 사람들을 살리기도
    하고 기분에 따라 바로 바꾸니 삶의 활력소도 되리라고는 본다.

    우리가 사는 아파트 세 번째 아랫 층에 누군가가 집을 사서 이사를 오려는지
    마치 바로 위층에서 하는것 처럼 온통 머릿골을 뒤흔드는 소리를 내며 집을
    뜯어 내고있다. 이건 완전히 고양이를 조금 큰 양철통 안에 집어넣고 굵은
    막대기로 양철통을 두들겨 그 시끄러운 소리로 괴롭혀서 기절이라도 시키듯이,
    우리를 그렇게 당하게 해줄 샘인지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길에 내려서 드려다 보니 목욕탕 두 곳 타일은
    물론 방방이 나무문틀 까지 몽땅 빼내어서 완전히 세멘 골조만을 남겨 놓았다.
    그렿게 오래된 아파트도 아니건만 이렇게 몹시 뜯어 내기는 처음이다.

    돈도 돈이지만 주민이 빼곡이 사는 아파트에 어떤 용기로 자기네만이 좋을려고
    그 인간의 참는 한계를 시험하듯 그 시끄러운 소음과 먼지를 무시하고 이렇게
    몽땅 뜯어내서 리모델링인가를 하는 용기가 놀랍다.

    하기야 그 집주인은 아직 이사도 안온 상태에서 일꾼들만 득시글거리니
    자기들이야 당장 괴롭지도 않고 좀 있으면 새집에 "앗싸"하고 이사를 오니
    좋겠지만 온 아파트주민이 당하는 괴로움은 어찌하란 말인지....

    우리 아파트 뒷쪽에 있는 초등학교 교정에 지난 봄엔가 큰 화분에 분꽃 씨를
    심었나 했더니 나중에 커 난걸 보니 목화솜 나무이었다.

    새싹이 마치 분꽃모양 넓적하여 분꽃이라 착각을 하였더니 학교 관리인 말이
    일부러 진천군청에 이 목화씨와 메밀 씨도 같이 신청하여 가져다 심었는데
    아이들이 가만히 두지를 않아 목화송이를 볼것 같지를 않다고 한숨을 쉰다.

    물론 메밀이 심겨진 화분도 옛날 고바우 영감 만화 속 주인공 머리카각 처럼
    가녀린 한두 포기가 그게 모밀나무 화분임을 알려 주고 있다.

    요근래에는 목화나무를 보기란 참으로 귀하여 종종 들려서 디카에 담았었는데
    얼마 후에 지나다 보니 그 와중에 한 두송이 하얀 목화가 영글어 터져 있었는데
    목화가 어찌 생겼는지 학생들에게 보여 주려는 학교측의 노력이 실현이 되었는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 나는 결국 목화솜 송이가 핀 사진을 찍는데는 실패 했다.

    아무튼 이렇게 초등하교 때부터 귀하고 소중한 것을 모르고 자란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마음에 안 들면 쉽게 버리고 남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자기만
    좋으면 그만인 "에고이스트"로 자라날 것이라 생각하니 걱정스럽다.

    조금은 모자라서 노력해서 얻은 것이 얼마나 귀중하고 남의 괴로움을 조금
    이라도 배려하는 어른으로 자랐으면 하는 바램이 마음속에 가득하다.

    물론 모두 그러는건 아니지만 지금의 세대를 주도하는 소수의 젊은 어른들은
    지난날 하도 못 살아서 한풀이라도 하려고 그렇게 기를 쓰는지 어떤지 좀
    이해하기 어렵다. 고생이야 우리 세대가 했구먼서도.... !!

    네모진 스트로폼 상자에 버려진 그 꽃들을 심어서 앞 발코니 양지 바른쪽에
    놓고 부디 겨울동안 추위를 견뎌내고 여전히 예쁜 꽃을 잘 피워 냈으면 하고
    마음속으로 작은 소원을 빌어 본다.

                           05년 10월 13일 Skylark(7)


                           
                                    (목화 꽃)



  • ?
    김 혁 2005.10.14 21:00

    생활하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적은 일에도 세심한 관심으로
    잘 묘사하여 주었습니다.

    글씨를 보기 쉽게 크게하시고 사진의 배열도 균형이 잡히게
    하여 시원스러운 것이 보기가 좋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문학콩쿠르관게는 공지사항에 글을 올려볼까 하는데
    모든 일이 기대처럼 안되지요?
    세상 일이 그러니 어떻게 하겠습니까.참고 기다려야지요.
    감사합니다.
  • ?
    이용분 2005.10.16 16:30
    김혁님 !!

    매번 애써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살아 남기 힘든 세상이지요.

    사람들의 무관심 함에 새삼 몸이 사려집니다.
    어차피 그러려니 했던 일이니
    커다란 동요는 없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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