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와 손의 조형물} T.V에서는 심산유곡 높은 산머리부터 울긋불긋 단풍이 물들어 가는 소식을 영상으로 전하지만 아직 우리가 사는 이곳은 가을이 늦게 오는것만 같다.그래도 계절은 점점 무르익어 가을이 깊어 감을 체감하게 한다. 큰아들 아이가 느닷없이 세종 문화 회관에서 여는 시크릿가든 연주회를 같이 가시지 않겠느냐고 제의를 해왔었는데 밤늦게 음악회가 끝나면 이곳 분당까지 돌아올 일이 엄두가 안나서 너희들이나 보고 오너라 고사를 하였었는데 마침 걸어서 십오분 쯤 거리에 성남 아트센타 개관기념으로 이 악단이 연주회를 한다고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여 어제 가져다 준다. 입장 가격도 수월치 않으련만 저희들끼리 가기가 미안했는지.(아버지가 이 악단의 연주곡들을 너무 좋아 하신다면서 진즉 CD를 사준 바도 있다.) 다행히 입장료도 경로우대로 반값이라 조금은 수월하기도 하여 다행이다. 아들아이는 음악을 너무 좋아하여 예전 그 애가 고등학교 시절 폴모리악단이 내한 했을때에도 값이 너무 비싸서 말렸건만 그때가 가을이었는지 김장때 도우미를 쓸 정도의 돈을 내고 기어이 갔다 온 것이다. 그래서 엄마는 돈이 아쉬워서 도우미도 안쓰고 힘들게 김장을 했는데 그만한 돈으로 너는 음악회에 갔었느냐 하면서 아주 혼이 난적이 있어서 이제는 옛 이아기로 웃고 아야기를 한다. 아이를 셋을 키우면서 그 시절에는 김장도 많이 해야 됐기 때문에 여간 힘이 드는게 아니었다. 밤에 보는 성남 아트센타는 요즈음 정부 주도 건축물들이 그러하듯 들어가는 입구부터 조형물들을 비롯 너무나 환상적으로 지어 놓았다. 계단마다 놓인 노란색과 자주색의 예쁜 大菊이 계절이 가을임을 알려준다. 이 악단은 노르웨이 출신의 (작곡 키보드) 롤프로블린드와 진즉 C,D에서 보아서 인상에 남은 노란 머리의 아일렌드 출신 바이오린주자 피오늘라 세리등으로 구성된 8인조 멤버들의 화려하면서도 조금은 우수가 깃드린 특유의 동양적인 정서가 우리들의 입맛에 맞는 것 같다. 특히 노란머리의 바이올린 주자는 작은 몸매에 어디서 그런 힘이 솟는지 낭창낭창 가는 허리를 휘었다 폈다, 마치 한국식 춤사위로 손을 흔들기도 하면서 무대위를 휘저으며 왔다 갔다 연주하는 모습이 역시 아일렌드 출신답게 활력이 넘치고 힘차다. 도입부분에서 귀에 익은 Song From A secret Garden과 Poeme의 멜로디가 연주되자 너무나 아름다워 온 몸에 전율을 느끼게 한다. 새로 지은 아트센타니 음향기기의 소리도 너무나 웅장하고 섬세하며 아름답다. 나의 바로 앞 좌석에 앉은 젊은이가 신나는 연주곡이 울려 퍼지자 몸을 흔들 흔들 박수를 치면서 신명을 낸다.긴머리라 여자인가 했더니 역시 남자라서 그렇게 적극적으로 즐기고 있다. 젊은이들은 손을 높이 쳐들고 박수를 치기도 하고 한곡이 끝나면 간혹 휫파람도 불어댄다.우리 세대와는 너무나 다른 문화이다. 모두들 신명이 나서 박수로 장단을 맟추기에 보니 무대 위의 왼쪽으에 자리한 긴 머리에 수염이 인상적인 한 주자가 길게 혹은 짧게 박수를 유도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익숙지 않은 나는 옆을 보니 남편도 같이 박수를 치고 있기에 언젠가 T.V에서 본 이북 방송 관람자들의 딱딱하고도 어색하던 광경이 갑자기 생각이 나서 손이 얼얼하도록 장단을 맞추어서 박수를 치게 됐다. 후반부에 나와서 노래를 부른 카운터 테너 이동규의 노래도 미성의 가창이 너무나 힘차고 환상적이다. 그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세사람의 카운터 테너중의 한사람이라고 한다. 모두 서양 사람만의 연주 속에 한국인 테너가 나오니 반갑고 자랑스럽기 조차 하다. 연주가 끝이 나자 모두들 기립 박수를 치며 앵콜을 연발하자 들어 갔던 바이올린주자가 빨갛고 긴 이브닝 드레스를 잘잘 끌면서 피아노 주자와 함께 다시 나와서 앵콜로 맨 끝에 연주한 곡 Nocturne. 길기도 하지만 너무나 아름다워서 앵콜을 안 했었으면 큰일 날번 했네 하고 생각을 했다. 원래 CD에는 이 곡이 수록되어 있는데 어째 안 하나 했더니 이 친구들이 앵콜곡으로 남겨 두었었구만 하고 기뻐한다. 어쩐지 앵콜 무대에 나와서 피아노 앞에 서서 엄지 손가락을 흔들면서 한곡만 더 하라는 말이냐는 제스쳐까지 하면서 웃음을 유도하던 그들이 인상에 남는 아름다운 연주회였다. 05년 10월 19일 Skylark(7) (성남 아트 센타의 야경) |

2005.10.19 11:39
너무나 환상적인 악단 SECRET GARDEN을 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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