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해도 아이누족 민속촌 마을에서....) 인생의 뒤안 길에서.... " 대강 사백만원이 되겠습니다." 치과의원의 재무 담당 간호사가 한참을 계산을 해보더니 하는 말이다. " 아이구 비싸서 어디 이를 하겠어유? 그냥 갑시다." 스포츠 모자 밑으로 한참은 이발을 안한듯 내려온 반백의 긴 머리의 허름하고 늙어 버린 남편인 노인을 보면서 한 할머니가 혼자 말처럼 되 뇌인다. "좀 덜해서는 안될까유? 한 삼백 오십만원쯤유?" "원래는 돈이 사백이십일만원쯤 나오는데 벌써 깎은 금액입니다. 오늘은 그냥 가셔서 생각을 잘 해보시고 다시 오셔서 하세요." 그래도 조금은 친절한 간호사의 말. 그러자 남편 할아버지가 "온 김에 그냥 해. 돈 두었다가 무엇을 해 이럴 때 써야지..." 보기에 그리 넉넉해 보이지 않은 분위기의 늙은 남편의 단호한 소리가 어쩐지 힌 소리로 들린다. "아니면 아이들한테 내 놓으라면 되지." "자제분은 몇이나 두셨어요 ?" " 아. 예 아들 넷에 딸 둘이요 " "그러면 아들들 하나 앞에 백만원씩만 내라면 되겠네요." ^^ 비싼 치료비에 조금은 답답해 보여서 마침 옆에 앉아 있어서 듣게된 내가 보다 못해 거들었다. 무엇을 하며 살았기에 아이를 여섯이나 키우느라면 수중에 무에 얼마나 남아 있겠는가.... "그게 그렿지 않아요. 다 고르게 살지를 못하니까요. 그래도 문제 없어요 막내한테 내라면 천만원이라도 말만 떨어지면 척 주지요 " "막내 아들이 무얼하는데요 ?" "장사를 해요." 그러자 그 늙은 부인이 나를 쳐다 보며 낮은 소리로 속삭이듯 말을 했다. `내가 원래는 일을 다니는데 지난번 눈이 왔을떼 미끌어져 넘어져서 허리를 다치는 바람에 몇달 일을 못나가서 형편이 좀 힘들어유.` 사실 어디에 일을 다니기에도 좀 아니, 많이 늦은 나이로 보인다. ` 어여 가서 치료를 시작해.` 남편의 채근에 못 이겨서 조금은 뚱뚱한 마나님은 쭈빗쭈빗 치료대에 올라 앉았다. 나이 먹고 늙어도 생각해 주는데는 역시 짝이 최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다들 늙고 경제적 능력도 없어져 버렸는데 치과의 의치(義齒) 치료비는 왜 의료공제 혜택도 안 해주고 이렇게 턱없이 비싼건지... 그들 말고도 또한 한 노인 커풀이 늙은 부인의 치료비로 이백팔십만원을 카드로 일시불 결제를 하는걸 보니 치료비가 정말 엉청나다. 나이를 먹어도 外樣으로 출신을 대강 짐작할수 있어서 카드를 쓰는 이 남편은 공직자 출신인듯 그런대로 그리 힘들어 보이는게 덜 하다. 병원은 이를 고쳐 주기도 하지만 그들에게는 노인들이 꼭 꼼짝 못하는 봉인것만 같이 보여서 가엽기만 하다. 언젠가 먼 시골에 성묘를 갔을 때 탔었던 그 곳의 늙은 택시기사의 이야기가 갑자기 떠 올랐다. "여기 나이 먹은 사람들은 몇 백만원씩이나 하는 치과 치료비에 치아를 해 넣을 엄두를 못 내고 아주 보통 난리가 아니에요. 무에 그리 비싼건지...!!" 운전중에 안전이 걱정될 정도로 격한 어조로 열변을 토하는걸 들은적이 있다. 근근히 돈을 모아서 살림에 보태 쓰는게 아니라 그 돈으로 조금 더 젊게 보이고 예쁘게 보이려는 욕심에서 부모님이 주신 멀쩡한 얼굴울 깎아 내서 뜯어 고치고 주름을 없애준다는 보톡스 주사를 맞는 아직 나이를 덜 먹은 세대와는 차원을 달리 노인 세대의 고통은 너무나 절실하다. 국민소득 이만불시대에 돌입하고 삶의 질을 좀 더 높이며 웰빙 시대를 구가하고 있는 요즘 노후대책을 세우지 않은 노후는 정말 피할수 없는 큰 재앙이 되었다, 이제는 나이를 먹어서 몸이 여기 저기 고장이 나서 치료할 곳이 너무나 많아진 실버세대에게는 언제쯤 개선이 될 일인지 요원한 이야기인것만 같아 보여서 마음속이 아리기만 하다. 06년 3월 16일 청초(7) (북해도 아이누족 민속촌 마을에서....) |

2006.03.15 15:28
인생의 뒤안 길에서....
조회 수 870 추천 수 118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