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 잠을 깨고 포효하는 아프리카 사자
아프리카 여행이야기 (13)
13. 에피로그
왜 아프리카를 가느냐고 물은 사람이 있다.
무슨 잘난 탐험가도 아니고 사학도도 아니다.
먹고 살만 하다고 닥치는 대로 나가는 흔한 “ 여행광 ”도 아니다.
단군이래 가장 잘산다는 오늘이 있기까지의 주역들
너나없이 만고 풍상을 다 격은 세대지만
아직 지하철 공짜표 손 내밀 때는 서먹한 생각하는
오기와 자존심 높은 노인들이다.
긴 세월 살면서 고되고 아픈 사연들 있었어도 가슴으로 새기고
위로하고 사랑하며 칠십 고개 막 넘기는 부부들이
흰머리 주름살 더 늘기 전에 넓은 세상 더 보자고 떠난 여행이다.
중남미여행은 석사과정 이고, 아프리카여행은 박사과정이라고 한다
기왕에 귀한 시간, 비싼 돈 들이는데 안 가본 곳이 더 좋고
“석사를 마쳤으니 박사여행 이다.” 하고 떠난 아프리카 여행이다.
 표범보다 번뜩이는 마사이의 눈빛
아프리카에서 무엇을 보았느냐고 묻는다면 긴 이야기가 된다.
우선 십여 년 전 카이로, 룩소, 아스완으로 나일강을 거슬러 가면서 본
이집트의 아프리카에서 만난 그런 문명과 감동 같은 것은
이번의 아프리카에서는 경험하지 못하였다.
잠시나마 문명과 작별하기 위하여 아프리카를 찾는다는 사람이 있다
차라리 그 말에 공감이 간다
흙 길을 달리는 흔들리는 사파리차의 맨 앞 좌석에서
망망한 초원을 보면서 문득 그런 생각을 하였다.
문명이란 생각하면 “사람과 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흔적들” 아니냐.
사방 수 십리 아니 수 백리 안에 끝없이 이어지는 푸른 사반나
빌딩도 아파트도 학교도 오페라하우스도 노래방도 커피하우스도
인간의 손길이 닿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텅 빈 하늘과 땅
넋을 놓고 바라보면서 잠시나마 문명의 굴레를 잊어본다.
문명에 지쳐 때로는 문명을 떠나고 싶어 하는 문명인들
이 사반나를 찾아서 이 아프리카에 오는 것을 보았다.
아프리카의 흑인들에게는 영원히 미개와 가난만이 있는 것으로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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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과 원시의 경계에서 태어난 쿤타퀸테의 후손들은
살기 힘든 야생의 땅은 동물에게, 살만한 땅은 백인에게 주인자리 내주고.
먼지와 뙤약볕 속에서 고작 몇 달러를 위하여
차창을 두드리고 옷깃을 잡는 고달픈 삶을 보았다.
그들의 표정에서 웃음을 보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태어남이 그들의 선택이나 예정이 아님을 그들은 알고 있었다
차라리 야생과 자연과 하나되어 사는 지혜를 찾는 것이
피할 수 없는 문명 속으로 들어오는 삶의 방식임을 잘 알고 있었다.
비록 표범보다도 더 날카로운 눈초리를 가지고 있지만__
동물의 왕국, 마사이 마을. 푸른 사반나. 빅폴, 그밖에 그런 것들
문명의 때가 묻지 않은 자연과 야생들이
다이아몬드나 황금보다 더 귀한 그들의 재산이 되고 있는 것을 보았다.
 문명을 바라보는 마사이처녀의 미소(?)
보름동안의 여행에서 주서 온 많은 그림과 이야기들을
12편의 조각 글로 옮기는 일은 그 넓은 땅을
13일 동안에 서둘러 돌아보기 보다 더 힘든 작업이었다.
南齊와 楠川과 아직도 청춘같이 쌩쌩한 洪 安 두분 아주머니에게
이 이야기와 이야기 속의 초상권(?)을 드린다
재주 없는 사람의 졸작이 끝을 볼수 있게 일러주고 빌려주고 성원해준
서울대AMP37기 인터넷동아리 회원들, 이 홈의 주인인
snubugo 7회 동문들 특히 혁이 형, 청초여사 ,
그리고 자천 타천으로 홈을 찾아준 <네티슨>들에게 감사한다.
“노인의 삶은 상실의 삶 ,
건강,돈,일과 친구를 상실하고
마지막으로 꿈을 상실한다”
-궤테-
7. 16 會 泉
 문명을 공격해온 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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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uel Ullman(1840~1924)이 그의 시 "Youth"에서 나이가 여든 일지라도
희망의 파도를 탈 수 있다면 청춘이라고 하였는데
세분 동기 내외분들께서 아프리카 여행을 잘 마치고 돌아오는 모습을
보니 아직은 청춘일세. 우리 젊게 살아보세나. 고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