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히 흘러가는 햇솜 같은 뭉게구름....

by 이용분 posted Aug 04,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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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심히 흘러가는 햇솜 같은 뭉게구름....

      온 山河를 골고루 골고루 뒤적이며
      사람들의 여린 속 마음까지 할퀴면서
      온 종일 수많은 날들
      쉴새 없이 내리던 비 비 비 ....

      작은 한방울 한방울의 그 비가 모여서
      모든이의 미래의 꿈과 희망과
      사랑하는 이들을 휩쓸어 한입에 삼키며
      흘러 가 버린 흙탕물 길 !

      진한 황톳물이 되어
      怒濤처럼 뒷결을 흐르던
      시냇 물은
      오랜만에 옥 같이 맑은 색을 머금고

      씼기고 또 씼겨서
      흰 쌀알 처럼
      노오란 보리쌀알 처럼
      동그란 흑진주 처럼

      알알이 빛을 내는 모래알 들로
      맑디 맑은 바닥
      속살을 들어내고
      졸졸졸 흘러간다.
        
      언제 장마라는게 지나갔느냐는듯
      하늘에는
      한점 두점 두둥실
      무심히 흘러가는 햇솜 같은 뭉게구름

      나무 그늘에서는
      신명이 난듯 온종일
      맴 맴 맴
      때를 만난 매미들의 울음소리

      너도 높게
      나는 더 높고
      더 크게
      소리를 높여....

      때 마춰 대기 온도는 30도를 웃돌며
      내려 갈줄은 모르니  
      오늘도 내일도
      또 무척이나 더우려나 보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 날  
      뜨거운 한낮엘랑 나이 먹은이 들은
      나다니지 말고 시원한 곳에 머무르며
      특히 건강 조심하라 하네.

      검푸르게 욱어진
      깊은 나무 그늘 속
      봄내 애타게 애타게 그리다가
      제짝을 찾은 듯

      지지리도 못생긴 흑갈색 개똥지바퀴 
      제 생김새 보다야
      한층 해맑고 예쁜 지저귐 소리로
      지친 나의 귓전을 간지르고

      어느듯 절기는 立秋가 내일 모레
      나무들의 짙은 陰影은  
      이제 다가 올 초가을 볕을 쫓아
      엇바뀌어 돌아 가고 있네.

                                   06년 8월 4일 청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