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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0 17:34

아주 작은 기쁨

조회 수 865 추천 수 8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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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작은 기쁨

    아침 햇살에 비친 나무의 陰影이 아주 짙어져서 벌써 가을이 바짝 우리 곁에
    다가온 느낌이다. 자고로 착착 진행 하는 시계 바늘처럼 정확하게 닥쳐 오는
    절기의 순환을 그 누가 맊울수 있을 것인가 !!

    뒤늦게 불어오는 태풍의 영향인지 휘몰아치듯 부는 바람은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하여 가히 경탄을 자아내게 한다. 아파트 부엌 창문을 통해서 들어오는 상큼한
    바람이 마치 깊은 산골짜기바람 못지 않게 시원하다.

    이제 냉장고에 어름을 얼려서 물에 띄워서 수도 없이 마셔보아도 또 어떤 짓을
    해도 덥기만하던 무더위를 드디어 무사히 탈출했다는 자그마한 안도감이
    더위에 지친 몸을 추수리고 마음을 가볍게 한다.

    늦봄 앞 발코니에 피는꽃이 없이 하도 삭막하여 사다가 감상하던 꽃송이가 자그마한
    자주색 호접란이 무더운 더위에 이기지 못한듯 일찍 꽃이 시들어 떨어져셔 제대로
    감상하지 못하여 마음을 언짢게 하더니 원래 열대식물인 이꽃이 이번 무더위가
    그들의 원산지와 생장 조건이 비슷한지 줄기마다 쌀알만 하거나 콩알만한 진분홍
    꽃봉오리가 의외의 꽃잎까지 새로 맺혀져 나오고 있어 뜻밖의 기쁨을 안겨준다.

    날씨가 너무 무더우니 사랑초 꽃은 커다란 크로바잎 같은 잎사귀가 불에 데인 듯
    누렇게 주접이 들고 오그라 든걸보니 아마 꽃들도 너무 더우면 못견디는것 같다.

    무더위 때문인지 꽃도 안핀채 웃자란 제라늄의 꽃대를 가위로 잘라서 흙속에
    사선으로 묻어 삽목을 하여 얼마후 뿌리가 돋아나서 새로운 개체로 태어 나오면
    큰 화분에 모아 심어서 꽃이 한아름 풍성하게 피어 나게 해 보리라 기대해본다.

    하는 김에 묵은 게발 선인장, 베코니아의 묵은 순에서 떼어 낸 가지도 같이 흙에
    묻어 본다. 자주 물을 주며 새 뿌리가 내리도록 더 신경을 써서 보살 펴야 될것이다.
    새로 뿌리를 내린 꽃가지들은 더 싱싱하고 기운찬 힘으로 잘 자란다.

    정원이 있을때에는 장마후 무성한 풀을 뽑기도 하고 여기저기 피어나는
    새로운 야생 가을 들꽃송이들을 보노라면 마음이 안정되고 시름을 잊게도
    했었는데 아파트라는 한정된 공간에서는 그러한 여유를 갖기는 어렵고
    하는수 없이 커다란 스트로폼상자에 흙을 담아서 이런 취미를 살려 본다.

    재작년엔가는 몬스텔라 줄기를 잘라서 삽목하여 성공적으로 뿌리가 내린
    새 묘목을 두세개씩 화분에 심어서 우리 아이들 모두에게 나누어 주었더니
    아주 잘 키우고 있어서 마음 한구석에 작은 기쁨으로 남아 있다.

    별것 아닌일에도 상심하여 상처 받기 쉽고 별다른 특별한 기쁨이 없는 일상들,
    늦은 우리 나이에 시원한 가을 바람속에 가까운 주변에서 이와 같이 작은 일로라도
    작은 성취감과 기쁨을 만들고  마음을 안정되고 행복하게 갖어서 한 여름에 방향
    감각을 잃었던 허한 마음을 되잡고 잘 지켜서 이 가을에 행복한 하루 하루가 되도록
    우리 모두 노력하여야 될것 같다.


                                 06년 8월 20일 청초. 
                    


   북해도 아이누족 마을에서




  • ?
    꽃나리 2006.08.21 17:58
    오랜만에 컴퓨터를 사용했어요.용분씨가 참좋은글을 잘써서 재미있게읽었어요.
    노래도 내가 좋아하는곡이고 아주잘보고 잘듣고잇어요.
    계속 좋은글쓰세요
  • ?
    이용분 2006.08.21 23:26
    꽃나리님!!

    무더위에 어찌 지나는지 궁금했어요.
    오랫만에 이곳에서 보게되니
    정말 반가워요,^^

    꽃을 좋아 하는 꽃나리님인지라
    재미가 있었겠지요.
    類類相從이니까^^

    그간 건강히 잘 지냈겠지요.
    나며지 여름도 잘 지나기 바래요.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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