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야기... 영원히 늙지 않는 청춘 .....!! 이러면 얼마나 좋을까? 아무리 눈을 비비고 둘러 보아도 바라던 단풍은 요원하다. 이맘때면 멀리 심산 유곡을 찾지 않더라도 빨갛고 노란색으로 물들던 이곳 큰 행길가 단단풍 나무도 영원한 푸른 청춘이라도 구가 하는듯 생둥생둥 푸른 채 마치 늙기를 거부하는 듯하다. 단풍이 잘 들어서 흔히 분재의 소재가 되기도 하는 이 단단풍나무는 예년 같으면 차를 타고 지나는 길 잠깐 스치는 창가에서라도 제일먼저 가을을 알리던 나무이나 아직은 가을 소식이 감감하다. 아파트 뒷 창문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에서도 그냥 짓 푸른 녹색의 나무들 ... 사람은 무언가 계절에 대해서도 은연중 기대하는 바가 있는 모양이다. 이리하다 갑자기 들이닥치는 추위에 단풍도 안든 나뭇잎들이 그냥 무서리를 맞고 푸른 채 오그러드는게 아닐까 공연히 초조하다. 제철 따라 열매를 맺고 영근 아파트 단지 안의 감나무들이 이제나 저제나 낙엽이 져서 제 인물을 좀 뽐낼 시절을 바라건만 숫이 많은 머리모양 무성하게 푸른 이파리 속에 묻혀서 연한 주황색으로 읶은 감들이 초조한 듯 얼굴을 내밀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가을가뭄 끝에 드디어 온 세상 모든 식물의 해갈을 고하는 단 가을비가 내렸다. 그도 밤새 주룩 주룩 .... 비가 안 오는게 마치 관상대의 탓인 듯 "그래 가만히 있으면 반은 맞추는 거라는 심보로 일기예보를 하는 겁니까?" T.V.에서 공연한 공격을 받는 관상대 직원의 시원한 대답을 못하고 옹색하게 벅벅 거리던 표정이 생각난다. 이제 그는 가만히 있어도 명 일기 예보관이 되었다. 전날까지 가을날씨 답지 않게 따뜻하고 맑기만 하던 날씨가 일요일에는 믿거니 말거나 비가 올 것이라던 예보가 정말로 적중했으니 말이다. 산밑 채마밭에 사람들이 심어 놓은 가을 배추가 노란 속을 단단하게 꼭꼭 채우고 흙 위로 그 파랗고 휜 속살을 보기 좋게 드러냈던 싱그러운 무도 이제 더 살이 오르고 커지겠구나 생각하니 진짜 고마운 비다. 아주 작은 온도에서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듯 밤사이 나무들이 연한 빛으로 단풍이 들기 시작하였다. 역시 가을은 단풍이 들어야 제 맛이지 단풍이 없는 가을은 영 낭만이 없는 일상 같고 앙꼬 없는 찐빵처럼 무엇인가 우리를 두리번 거리며 찾아 헤매게 하는 요소가 있다. 전국 어딜가나 올 단풍은 시원찮을 거라는 생각에 기차를 타고라도 가려던 가을여행 계획은 저만치 접어 두었었다. 그러나 무엇이든 다 좋는 법은 없듯이 밤새 비가 온뒤 갑자기 차게 변한 가을 날씨에 몸은 으스스 추위를 느끼고 어깨가 제 절로 웅크러 드는 기분이다. 그렇게 기대하던 가을단풍 이건만 갑짜기 맞는 황혼 모양 마음이 당황스럽다. 사람도 어쩔수없이 자연에 순응해야 되는 신이 만든 약한 피조물이기 때문에 그 사이 가를 낭만이 없더라도 따뜻했던 가을 날씨가 새삼 고마웠다. 그런대로 잘 보낸 따뜻했던 이번 가을 날이 벌써 그립기조차 하다. 06년 10월 어느 날 청초(7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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