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 엊그저께는 올 들어 첫눈이 펄펄 내렸다. 어둑 컴컴한채 잔뜩 찌프린 하늘에 날씨가 푹하다 보니 내리는대로 바로 녹아 버려서 땅만 조금 질척할뿐 눈은 금새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눈을 맞으며 걷노라니 문득 중학교 일학년 교과서에서 배웠던 노천명 시인의 "어머니가 떠나시던 날은 눈 보라가 날렸다." 라는 시가 생각이 난다. 이왕이면 첫눈 내리는 날 만나기로 한 옛 애인이나 친구 생각이 나던가 할 일이지 왜 그 슬픈 싯 구절이 생각이 나는지 모를 일이다. "어머니가 떠나시던 날은 눈 보라가 날렸다. 떠나면서 동네 어귀를 향해 상여가 마지막 인사를 고하는것을 보면서도 나는 어머니가 떠나셨다는 걸 믿을 수가 없었다." 시의 전부가 생각이 안 나지만 이런 시였던 걸로 기억이 된다. 좀 더 시간적 여유와 성의가 있었다면은 시집을 사서 전문을 외워서 써 놓았으면 좋았겠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것에 대해 유감스런 마음이 든다. 아주 쌀쌀맞게 추운 날씨에 내리는 눈은 내리는 소리도 사락 사락 소리가 나고 언 땅위에서는 잘못하면 미끄러지기가 십상이다. 이런 눈으로는 눈사람을 만들기는 어렵다. 서로 대굴대굴 엉기지 않으니 눈이 서로 붙지를 않아 첫눈에 잔뜩 설레이던 어린 마음을 달구기만 하게 한다. 아이들을 키울 때에는 눈이 오면 의례히 마당에서 눈사람을 만들곤 하던 추억이 생각난다. 크게 굴려서 몸통을 만들고 좀 작게 굴려서 머리를 만들어 얹고 검정 숯을 구해서 눈과 눈썹 삐죽하게 뭉뚝한 나무토막으로 코도 만들고 세숫대야를 뒤집어 씌워서 모자로 하고 긴 마당 빗자루를 곁에 꽂아 놓으면 한겨울 풍취가 물씬 나곤 했었는데 이제 눈사람 만들 아이도 다 커버리고 눈사람을 만들 마당도 정신적인 여유도 없는 바쁜 세태에 살게 되었다. 요즘 아이들은 눈사람보다는 컴퓨터게임에 더 빠져 있고 동네 골목에서 펄쩍펄쩍 뛰면서 좋아 하던 동네 바둑이도 이제는 모두 방에 들어 앉아 버려서 보기가 힘들게 됐다. 눈이 오면 길이 미끄러워 차들이 엉금엉금 길 생각에 눈을 기다리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만 같다. 특히 비닐하우스 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눈만 조금 내리면 비닐하우스가 눈의 무게 때문에 무너져 내릴까봐 가슴이 철렁철렁 할 일이다. 허나 정초에 내리는 눈은 서설이라 하여 매우 반기고 매섭게 추운 겨울날 여린 보리싹을 이불처럼 덮어 주어서 냉해를 막아주니 꼭 필요 하기도 하다. 겨울에 눈이 안 오는 해에는 겨울 가뭄이라하여 보리싹도 말라죽고 그 이듬해에 가뭄을 예고하니 적당한 눈은 꼭 내려야 된다. 오밀조밀 가즈런한 장독대 위에 내린 흰눈을 보는것만은 못 하지만 그래도 초대형 아파트 창문을 통해서 춤을 추듯 선회를 하며 끝도 모를 먼 하늘에서 펄펄 내려오는 눈송이들을 감상하는 것은 너무나 환상적이고 아름답고 신비하기 조차하다. 영화 "닥터 지바고"의 '라라'의 테마곡과 더불어 자작나무 숲이 욱어진 시베리아 흰 雪原을 끝없이 달리던 "오마샤리프"의 마차가 우리들 마음속에는 아직 한 가닥 젊은날의 낭만으로 남아 있기도 하다. 06년 12월 1일 청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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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분 선배 님 !
안녕 하세요?
이제 본격적인 겨울이네요.
계속 건강하시여 이곳에서라도 가끔 뵙기를 기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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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님!
누구나 어머니는 영원한 삶의 근본인듯 합니다.
언제나 어머니를 생각하면 목속에서 뭉클하게
엉켜나오는 그 무엇이 있는것 같습니다.
건강하게 산행도 하시니 반갑습니다.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마음에 활기도 불어 넣고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하여
정신 건강에도 아주 좋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날씨가 아주 춥습니다.
12월 15일 만나 뵐때까지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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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열 후배님 반갑습니다.
이렇게 댓글을 달아 주시니 안부도 알게 되고
이런 기회로 인하여
9회 후배님들과도 친밀감을 더 느끼게 되어요.^^
이제는 졍말 겨울이 온듯 매서운 겨울 날씨에
건강을 잘 지키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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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리는 것을 보고 돌아가신 어머니를 기억하고
어릴적의 추억을 되새기며 영화속의 "오마샤리프"의
마차까지 회상하는 청초의 상상력은 칭찬 할만합니다.
우리 홈이 조금 더 시끌벅적했으면 좋겠는 데 너무
조용하지요? 그렇지만 말은 없어도 보는 우리의 홈 가족이
있을 것으로 믿고 글을 쓰는 것이 우리의 마음이겠지요.
어제는 전 직장의 동료들과 과천 서울대공원 산책로를
약 1시간 30분정도 걸었습니다. 걸으면서 변종서 동기를
만나 오는 15일 우리 동기회 송년회에서 만나기로 하였습니다.
어제부터 날씨가 추워저서 오늘은 더 추워진답니다.
추위에 건강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