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 달을 보며 기원하시던 어머니... 지구의 온난화가 기상학자들만의 기우가 아닌듯 우리의 피부에 와 닿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올 겨울은 이대로라면 이미 끝이 난것 같이 봄은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와 있다. 예전 날씨대로라면 4월 5일 식목일에도 으시시 추워서 어떻게 입고가야 산에서 행해지는 식목일 행사에 알맞을까 하고 고민했는데 요즈음 날씨가 바로 그때를 방불케 한다. 이미 T.V에서는 나무 묘목들이 심심치 않게 팔리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이제 음력으로 따지면 민속 대보름날이 내일 모래로 다가왔다 요즈음 젊은 世代야 신경을 써서 오곡밥에 오색나물을 갗추워서 준비해서 먹는 사람들이 드물어 가기는 하지만 마을시장에는 갖가지 들 나물 산 나물류들을 삶아서 그냥 들기름에 볶고 참기름에 무치면 되게끔 해서 풍성하게 팔고 있다. 예전에는 누구든 가을 김장이 끝나면 무청을 추수려서 볏짚에 엮어서 사는 집 뒷곁에 그늘진 곳에 매달아서 보름날 나물 꺼리로 매달아 말리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런 풍경도 T.V 화면의 시골 풍경에서 보고는 향수에 젖곤 한다. 부름들도 많이 팔리고 있다. 달달 볶아 고소한 땅콩, 생밤, 동글동글 하고 껍질이 아주 딱딱한 호두와 잣 .... 보름날 아침에 올 한해 부스럼 나지 말라고 밤도 깨물고 호두와 잣은 다디밋 돌 방망이로 다디밋 돌에 대고 깨다 보면 으스러지기 십중팔구라 온전하기가 힘들다. 천신만고 껍질을 벗긴 성한 잣으로는 눈 밝으라고 잣 불도 켜들고... 모두 우리들의 아이들을 키울 때 열심히 챙겼건만 이제 아이들이 다 커서 一家를 이루고 뿔뿔이 헤어져 살다보니 이런 풍경도 남의 일 같기만 하다 . 예전에 내가 어린 시절에는 볏짚 한 뭉치에 나이대로 볏짚으로 마디를 묶어서 만들고 음력 대보름 둥근 저녁달이 동쪽에서 환하게 떠오르면 뒷산 언덕에 올라가서 어머니가 나를 품에 안으시고 서서 볕짚 끝에 햇불을 붙여서 양손에 마주 들고 '달님 달님 올 한해도 무병하고 공부도 잘하게 해 주십소사 !!` 하고 어머니가 시키시는 대로 허리 굽혀 절을 하던 생각이 문득 떠오른다. 그 당시 어린 나는 이게 무슨 미신 같은 행동일까 하고 남이 볼세라 조금은 멋쩍기도 하고 쑥스럽게도 생각되던 이런 일들이 우리가 무병 장수하기를 바라셨을 어머니의 간절한 염원이 이제 이 나이에 이르러서야 언뜻 마음에 절실하게 와 닿아서 가슴 한쪽이 아릿하다. 이제 풍속도 너무 많이 변하여서 T.V 에서는 화이트데이니 바렌타인데이니 하고 국적도 불 분명하고 우리들의 귀에 생소하기만 한 쵸코렛등의 광고만이 우리들의 어린이들에게 읶혀 져서 이와 같은 전래의 우리의 고유 시세 풍속들은 기억 속에서도 희미해 질 것 만 같다. 웰빙시대를 맞이해서 보통 때에도 오곡을 섞은 밥은 지어서 먹는 가구들이 종종 있고 우리나라 유수 비행기에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메뉴로 이들 야채나물들이 주요 재료가 되는 비빔밥이 선정되어 있다. 아침 T.V.에서 보니 입맛 까다롭기로 소문난 프랑스인들의 레스토랑가에서 그들이 아주 좋아하는 메뉴로 불고기와 건강식품으로 이 야채 음식들이 등장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우리 음식에대한 자부심에 은근히 자랑스럽기도 하다. 요즈음 만인의 고민인 비만증 해소와 건강식품으로도 서서히 각광을 받기 시작한 이런 나물류 반찬들이 손 쉽게 접하기 쉬운 인스탄트 식품에 입맛이 잔뜩 길들여진 요즈음 우리 어린아이들에게 일년중에 하루만이라도 고향의 맛으로 골고루 각인 되어져서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07년 3월 1일 청초 |

2007.03.01 07:47
정월 대보름 달을 보며 기원하시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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