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디 짧은 가을은 해마다 한번은 제대로 미쳤다 가는데...
무엇에건 제대로 미쳐보지 않고서야 변변한 무엇을 얻을 수나 있을까...
가을이 온통 미쳐버리지 않고서
붉디 붉은 기운을 어디서 불러올 수 있을까?

마음을 다 풀어내기엔 짧기만한 삶의 여정
문제와 답 사이 무수한 갈등의 숙제를 푸느라 
소중한 선택의 선을 놓치고 마는 어리석음이 한 두번이였던가 싶어도
마음을 잠재우고 보면 다 부질없는 허상일 때도 있습니다.

한여름 폭풍우처럼 휘몰아 오르던 욕망을
이겨내기가 얼마나 어려웠던가..?
다시는...다시는...
몇번을 다짐하고서도 차마 내치치 못한 미련으로
이 세상과 작별을 할지도 모를 일이겠지만
생이 만들어 준 작은 미소 한 송이,
눈물 한 방울 몸서리치게 고마운 일 아닌가..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길이라 해도 웃음만발한 평지대신
가시덩쿨 거둬냈던 이 길로 가고 있을 내 모습
고움이 아깝다고, 젊음이 짠하다고,
손을 붙들고 혀를 차던 따뜻한 손에게
되돌아가던 내 웃음이 바람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어차피 한 번은 살아내야 만 하는 인생입니다
아린 어깨를 두드리며 힘들단 혼잣말을 놓아도
어제였던 하루가 그랬던 것처럼 오늘이 감사할 뿐입니다.

아무것도 알 수 없습니다
지금 생각하며 사는 것들과 바라며 품은 소망들과
사람으로써 마땅할 수 있는 욕심들 중
얼마나 이루고 얻으며 살 수 있을 것인지는.

길지 않아도 좋습니다
행복이란 이름이 아니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것이 허기인지 배고픔인지 구분이 불 분명한 생의 많은 갈래로부터
제대로 살아 졌으면 하는 소망만 생각합니다.

사랑이란게 이런것인가보다 싶을 사랑에 빠져
어디로든 방향을 정해 텅 빈 소리가 나도록 내 안을 다 퍼내 버린 후
세상에게 안녕을 고할 수만 있다면...
짧은 한 때를 채우고도 여한없는 가을처럼
생을 살아갈 수만 있다면...

일에도 사람에도 그리고 스스로에게 품어도 괜찮을
허락받은 욕심 하나쯤 단단히 부여잡고
미친듯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싶습니다

- 옮겨온 글 -

<2010년 10월의 마지막 주말의 하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