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 있는 막내아들이 밤 늦게 전화를 하고 부모인 우리 집에 다니러 왔다. 오랜만에 서울에 있는 옛 대학 동창들과 회동을 마치고 얼큰하게 술이 취해서 같은 방향에 사는 동창의 대리운전을 시킨 차에 편승을 하고 왔단다. 밤이 늦은 시간에 나도 잠을 못자고 기다리고 있다가 문을 열고 아들아이를 반겼다. "아버지는 초저녁 부터 주무신다.그래도 알아 들으시니까 왔다고 인사를 드리고 오너라" 아이와 나는 밤이 이슥하도록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늦게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밥을 차려 놓고 식사를 하라고 아이가 자는 방을 들여다보니 아이가 보이지를 않는다. 화장실에 갔나 하고 들여다 보아도 없고... "여보 아이가 어디 갔지요 ? " 끼웃하고 남편이 잠자는 방을 드려다 보았다. 그런데 거기에서 나는 의외의 광경을 보았다. 머리카락이 듬성듬성한 아버지의 흰머리 끝과 숯이 까만 아들아이의 머리카락 끝만 보이는 채 그들은 이불 속에서 서로 꼭 끌어 앉고 잠이 들어 있는게 아닌가. 세월 따라 몸은 성장하여 사십을 이제 막 넘어서고 결혼을 하여 제 아이도 낳고 독립은 했지만 그들은 여전히 아들아이가 어렸을때 처럼 서로 그리워하며 지냈던것이리라. 나는 순간 가슴에서 뭉쿨하고 무언가가 목이 막히는 듯한 것을 꿀꺽 삼켜야만 했다. 그전에는 아버지는 왜 엄마처럼 자상하지도 않고 그렇게 꿈찍하게 저를 사랑하시지도 않을까 하고 생각을 했었단다. 이제 제 아이를 낳아서 키워 보니 아무래도 아이는 엄마하고 더 친하게 마련되어 있어서 이제는 아버지의 입장이 이해가 된단다. 그 아이는 아버지를 닮아 적당히 무덤덤하고 무심하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자다가 밤에 아이가 깨어서 울고 잠을 안자며 보챌때가 있었다. 다른 집 아빠들은 시끄러워서 잠을 못 자겠다며 신경질을 내며 벼개를 들고 다른 방으로 피신을 가버리기 일수이라고 들었다. 그러나 나의 남편은 부시시 일어나서 아이를 업어 주면 넓직한 등어리가 편한지 꼼짝 없이 금새 아이는 잠이 들곤 하였다. 그건 세 아이를 키울때 마다 한결 같아서 지금도 매번 그 점을 고마워 하고 있다. 물론 아이들에게도 그 얘기를 이따끔 들려 주곤 한다. 우리 가족은 항상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 아이들하고도, 또 우리 부부간에도,... 그러다 보니 그 말이 조금도 어색하지를 않다. 오히려 가족 간에 띠뜻한 정이 더 두터워지는 것 처럼 느껴진다. 특히 평시 아이들과 전화를 하게 되면 끝에 꼭 "사랑한다 얘야." 내가 말을 먼저 꺼내면 이어서 "네 저두요.사랑해요 어머니, deeply, indeed, truly. really !!" 우리 가족은 매번 이렇게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한다. 우리 가족은 사랑 타령에 빠진 걸까 ? 여러분도 이미 그러면서 살고 계신다구요 ?? ^^ 07년 7월 20일 청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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