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 숲에서 / 최홍윤 -
겨울 숲에 올라
나는 오늘,
꿈많은 그대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살고 지고
피고 지는 것은 언제나
한줄기의 바람입니다
긴 한철 동안
나는 숲만 바라보았지만
이제야, 나무를 봅니다
겨울 숲에는 바람의 본심이 드러나고
꿈꾸는 큰 삶들이
작은 삶을 덮어 감싸고 있습니다
새들은
바로 이런 재미로 산다고
온 몸을 드러내 놓고 지지배배 노래합니다
내 사랑하는 그대도
바람처럼 봄에는 싹틔워 꽃을 피우고
가을에는 낙엽 지워,
겨울 숲같이 새 생명을 잉태하는 겁니다.
때를 놓치면
하고 싶은 일도 할 수가 없듯이
어제가 있었고 오늘이란 하루,
이 하루가 곧 내일이듯이
영원한 우주 같은 겨울 숲에서
나는 오늘, 그대 그립고
아름다운 이름을 다시 불러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