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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11 08:09

아름답게 살아가기

조회 수 1089 추천 수 11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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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답게 살아가기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경륜이 쌓인 만치 경우도 밝고 또 남에게 페해가 가는 일은 
      절대 하지 말아야 된다. 그러나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닌듯 싶다. 요즈음 처럼
      너무나 더운 날씨에는 오다 가다 정신이 좀 혼미 해지기도 하는것 같다.

      매주 목요일이면 우리가 사는 아파트에 마을장이 선다. 이곳 장은 물건 값이
      그리 싸지는 않은 것 같다. 어차피 상인이 아파트 골목까지 물건을 팔려고 들어
      오려면 그 날의 판매 장소 임대료와 조금은 가깝게 편하게 사서 먹는다는 반대
      급부까지 끼어서 조금은 비싼 가격을 주어야 되게 되어 있다.

      이것저것 야채를 산후 생선 가게에 들르게 되었다.좀 큰 고등어 한 마리에
      삼천오백원이라...되게 비싼 값이다. 그리 고급 생선은 아니지만 등푸른 생선에다
      옅은 맛에 뼈도 그리 많지 않은 편이라 종종 사서 먹는다.

      오늘은 살이 두터운 쪄 먹는 단호박을 큼직하게 썰어 넣고 비린내 안나게 생강과
      파 마늘을 다져 넣고 고추장에 풋고추도 조금 숭숭 썰어 넣고 조려 볼 참이다.
      보통 무를 넣는데 단호박을 넣어 보니 그도 먹을 만하여 그리 한다.

        지난번 중복 날 사먹은 인삼 닭 병아리 한 마리 값이다. 그게 비싸다고 생각되면은
      날 보고 바다에 가서 낚아다 먹어 보라 한다면 그도 못할 일이긴 하다. 젊은날 남편
      따라 바다낚시를 이따끔 가 본적이 있지만 그 수고와 비용이 만만치 않아 이리
      사먹는게 이를데 없이 싸긴 하다. 그렇다고 생선이 비싸니 실증 나게 매번 닭을
      사먹을 수도 없고....

      땅 바닥 좌판대에 뒤적 거리지 못하게 쌓아 비닐로 딱 덮어 주욱 전시해 놓은 것들 중에
      그중 커 보이는 고등어 한 마리를 눈으로 골라서 "이걸 조리게 잘라 주세요" 했다.
      뒤미쳐 어떤 할머니가 덩달아 "나도 한 마리 골라 주슈" 하고 상인에게 말을 건넸다.
      상인은 그 할머니 것으로 한 마리 골라서 생선 자르는 도마 옆에 먼저 놓인 내 것과
      나란히 놓았다.

      그 노인은 상인이 골라준 생선이 성에 차지 않았는지 내 생선을 들고 이 것을 어쩌구
      하기에 "할머니 그건 제것인데요." 했다.
      그러자 그녀는 다시 가서 많은 중에서 자기가 한마리 골라 왔다. 그러나 자기가
      골라 온게 먼저 상인이 골라 준것 보다 작다. 그러자 그건 그냥 그 옆에 두고 다시
      상인이 골라준 생선을 들고 "이걸 굽게 손질해 소금간을 해 주시오" 한다. 두마리 다
      살건가 생각했더니 한 마리만 살 모양이다.
      (눈여겨 보니 차림새에 생김새도 조금 밉상이다.^^)

      옆에서 보던 내가 "그러면 할머니가 가져온 생선은 제 자리에 가져다 놓으셔 야지요.^^"
      그랬더니 "이거야 장사꾼이 갖다 놓겠지..."  아무렇지도 않은듯 들은승도 안한다.

      앞사람이 산것인 듯 대구라나 물이 녹아 되게 흐느적거리는 생선을 주인이 손질하는데
      생선내장의 내용물이 유난히 많이 튄다. 마침 바로 그 도마 가까이 서서 그리
      설레발을 치다 보니 생선에서 나온 내용물이 그 할머니 옷에 좀 튄 모양이다.
      그러자 이 노인은 막 화를 내면서 " 아니 사람이 서 있는 바로 앞에서 그렇게 생선을
      자르면 어떻게 해요. 내 참! 옷을 다 버렸잖아"

      살 사람들은 기다리고 주욱 서 있는데 어쩌라고 저러누. 자기가 바로 도마 앞에서
      감 놔라 대추 놔라 하구선 옷에 그게 튀는 건 당연한 일이지. 마음속으로는 생각을
      하면서 "할머니가 저 만치 피하셨어야지요.^^" 보다 못한 내가 넌즛이 얘기를 했다.
      비 오는날 물 튀기며 지나가는 자동차 피하듯 당할것 같은 사람이 피해야지 이미
      흙탕물이 튀었다면 자기만 손해지 뭐 ...

      사람이 늙어도 좀 고상하게 늙어야지 저리 떼쟁이 심술 부리듯 추하게 늙으면
      제 절로 젊은이에게 백안시를 당하게 되겠구나....
      나이가 많다고 무조건 존경받고 대우받던 시절은 이미 우리 세대에 이르러서
      날이 새 버렸다.

      나이가 먹었다는 핑계로 용서가 되고 어떻게 납득이 되리라는 생각은 우리들의
      바램일 뿐이다. 지하철을 타보면 여기저기 넘치는게 노인 인구다. 평균 수명이
      팔십이 넘느니 구십을 넘게 살게 되었다고 기뻐들 한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정상
      적인 대우를 받으며 그 속에 끼어 행복하게 살려면은 우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올바른 정신으로 하루 하루를 조금 더 품위를 지키며 살아 가야 되지 않을까...

      그럴려면은 신체적 건강은 물론 정신적 건강도 잘 지켜서 시체말로 망녕일랑
      들지 말아야지....
      그러잖아도 나이가 많아지면서 젊은이들에게 존경심 보다 질시를 당할까봐
      아주 조심스러운 요즘 판국에....


                                         07년 8월 11일 청초(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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