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質) 청초 이용분 병원에 온 환자가 의사 앞에서 "내가 어디가 아파서 왔는지 알아 마춰 보시요." 라는 듯 병세에 대해서 한 마디의 도움 말을 안했다. 그랬더니 의사 왈 "그러면은 동물 병원에나 가 보시요." 했단다. 이건 웃기자는 이야기이고 "아무리 물어 봐라 내가 아르켜 주나..." 웃지도 않고 무표정하게 목에 힘이 잔뜩 들어간 의사가 있는 병원에 가려면은 환자의 입장에서는 여간 스트레스가 쌓이는게 아니다. 혈압이 높아서 병원을 찾게 되는 환자는 이런 권위적인 의사 앞에 가면 목이 움추려 들고 갑자기 혈압이 더 높아지기도 한다. 몸도 아픈데다 그런 속 끓임까지 덧붙이게 되니 절대 아프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된다. 눈치껏 조심스럽고 짧게 병세에 대해서 궁금한 걸 묻기도 하지만 몇 마디 기대하던 대답도 시원히 듣지 못한채 다음 환자 때문에 간호사에게 등 떠밀려 나오기 십상이다. 진짜 의사에게 듣고 싶었던 이야기를 간호사에게 대강 듣게도 된다. 이게 대부분의 종합병원의 실태이다. 큰 마음 먹고 병원이라는데를 찾아 갈때에는 심리적으로도 안도하고 정신적 치유도 기대하는곳이련만 바라던 희망은 산산히 부서지고 허망만이 남는다. 유명한 의사일수록 더 심하다. 시간 대비 돌볼 환자수가 너무 많아서 그런것 같다. 자고 나서 아침에 이유도 없이 허리가 아파서 차차 나아지겠지... 고통스런 날들이 이십여일 흘렀다. 그러나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를 않는다. 허리가 아프면 정형외과엘 가야 되나? 가까운 곳에 종합병원이 있긴 하지만 그 번거러운 수속 절차며 초진료니 특진료니 해서 생각지도 못한 돈을 내고도 3분간 의사를 보기 위해 두시간 대기 ... 진짜 진료를 받는 시간 보다 기다리는 시간과 금전적 낭비를 생각하면 보통 한참을 벼르고 용기를 낸 끝에서야 겨우 그 병원을 찾게 된다. 남편의 종합 병원행 권유를 뿌리치고 평소 다니는 내과 병원 윗층에 있는 정형외과를 가벼운 마음으로 우선 가 보기로 했다. 상상외로 이곳에도 많은 환자가 있다. 기다리는 시간은 잠시 우선 척추 X-ray를 찍고 기다리니 바로 담당 의사 선생님의 소견을 듣게 되었다. 척추가 협착되지는 않았는데 X-ray상에 골다공 소견이 보인단다. 실제 하얗게 보여야만 정상이라는 뼈 부분이 약간 허옇게 보인다. 인체 구조학적으로 상세한 설명을 하더니 가능하면 골밀도 검사를 해 보라고 권한다. 곧바로 내과에 가서 골밀도 검사를 하니 골다공이 상당히 심한 펀이라는 소견이다. 지난 봄에도 이처럼 아픈걸 참았었는데 다행히 괜찮아졌기에 그냥 있었더니 결과적으로 병을 키운 셈이다. 최소한도 일년동안 약을 복용해야 된다나.... 아울러 우유나 치즈 잔며루치 다시마등 칼슘이 든 음식을 열심히 먹어야 된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정형외과에도 모인다. 마침 눈도 큼직하게 시원한 호남형의 아주 젊은 의사가 과학적이고 자상한 설명과 진료 지시가 마음을 편하게 한다. 물리치료를 해주는 간호사들도 아주 친절하다. 치료를 받으면서 커텐 넘어로 들려 오는 옆 환자에게 하는 대화와 행동도 너무나 편안하다. "끝에 발가락이니 물리치료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요?" 어떤 남자 환자의 물음에 "아닙니다. 삼십오분 쯤 걸립니다." 매우 정중하다. 바로 옆 가림벽하나 사이에서 남자어르신이 끙끙 앓는 소리를 낸다. 허리가 아픈데 침 맞고 뜸을 떴는데도 났지 않은 모양이다. 저렇게 앓는 소리를 내면 좀 덜할까? 하기사 나 모양 골다공이라면 침을 맞아서 될 일은 아닐게다. 환자가 오는 사연도 가지가지다. 발이 삐끗해서 와 보니 인대가 늘어 났다고 한쪽 발을 기브스하고 커다란 설피같은 신을 신고 목발을 어깨 밑에 끼고 나타나는 아주머니. 너무 오랜 시간 책상에 앉아 있어서 척추가 삐뚤어진 학생의 체위 교정 모두들 이 친절한 의료진에 마음이 편해서 이 병원에 모여드는것 같다. 오만하고 거만스럽게 느껴졌던 의사와 병원에 대한 선입견은 사라지고 가기 싫던 병원에 대한 벽도 완전히 무너졌다. 조금 아파 보니 아프지 않을 때의 그 행복을 실감 하겠다. 별뜻도 모르고 쉽게 삶의 질이 어떠니 웰빙이니 하고 사용하는 어휘들이 생생하게 실감나는 요즈음이다. 남보다 좀 더 좋은 집에 호의호식하며 남 보기에 잘 사는게 웰빙이 아니라 마음이 편안하고 건강한게 최우선이라는 간단한 진리에 도달 한다. 건강한 몸에 건전한 생각이 깃들듯 평소 건강이 잘 유지된다면 그게 바로 제일 바람직한 노후의 행복이 아닐까.... 07년 8월 2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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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서 골다공증에 걸리면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합니다.
정통한 의사를 찾아가서 진찰을 받고 의사의 지시 대로
따라야 합니다.
그래서 더 이상 나뻐지지 않도록 유의 하시기
바랍니다. 쾌유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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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의 잔잔한 옛날얘기같은 우리가 지내온 세월을
읽기에 편하게 표현 하신 글을 대할때마다 반갑고
떠나온 고향생각에 마음속으로 펑펑 운적도 많답니다.
저도 얼마전에 골다공증에 대한 도표를 의사 한테 받았답니다.
약을 먹고, 칼슘에 D가 포함된 supplement 를 하루에 두번씩
먹고 우유도 한잔씩 마시라고 해요.
약을 워낙 싫어해 하는 제가 아주 늙어서 꼬부라 져도 괞찬다고
했더니, 뼈가 삭아서 불어지면 움직이지도 못한다 해서 부지런히
먹고 있답니다.
선배님 너무 걱정 마시고 의사의 처방을 따라 하십시요.
이제 고향 떠나온지 41년째 되어오니 20대에 쓰던 말들에서
발전이 없어서 실수를 할수도 있을것 같아 조심스럽게 씁니다.
잔병없이 건강 했고, 의사를 워낙 무서워 해서 안보고 살려고 했는데,
60 대에 들어서니 문제가 생기네요. 갑상선에도 이상이 있다해서
약을 먹기 시작 했읍니다. 의사가 무척 친절해서 다행입니다.
6개월마다 검사를 하는데, 차트에(chart) 6개월전에 아이들에 대해
물어보고, 여행에 대해, 여러가지 나눈말들 기록 해 놓는지(?)
다음 진찰 갈때는 꼭 어떻게 되었나 물어본답니다.
한국에도 친절한 의사, 간호사들이 있다니 반갑 습니다.
좋은음악, 아름다운 글들은 많은 위로가 됩니다.
미국에 있는 사람들 보다 미국 음악을 더 잘알고 계신
선배님들께 감동 할때가 많습니다.
건강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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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 후배님!!
우선 이렇게 만나게 되어서 참으로 반갑습니다.
7회 사이트에 찾아 오셔서 그처럼 꾸준히 읽어 주시고
이렇게 마음에 와 닿게 긴 꼬리 글까지 올려 주신데 대해
새삼 고맙게 생각합니다.^^
우리 사이트에 글을 올리면서 극히 제한적으로 참여하시는 몇 분 말고
멀리 이국 땅에서 별로 볼품 없는 제 글에서 이렇게 의미를 찾고
고향 생각에 그리 깊게 잠기셨다니 새삼 마음이 아립니다.
가을 석양 무렵 제 고향을 찾아서
높이 날라가는 기러기 떼들을 보면서도
그들을 부러워하고 고향을 그린다는데,,,
41 년간이나 그곳에 사셨다니 그 마음 조금은 이해가 됩니다..
그렇게 오랜기간 고국어를 쓰지 않으셨는데도 불구하고 티가 나거나
전혀 이상하지 않고 문장이 유려하십니다.^^
늙으면 추억을 속에 산다는 어른들의 속언처럼 예전에 살던 이야기를
쓰다 보니 바로 동시대를 산 우리들의 이야기라 그리 된것 같습니다.
이 글은 평생 병원을 다니면서 쌓였던 누구라도 격었을 병원에 대한 성토랄까...
그래도 그런 의사분들이 안 계셨다면 우리의 평균수명이
이렇게 길어 질수있었겠어요?^^ 고마운 분들이지요.
골다공증에 대한 좋은 말씀 감사 드리고 앞으로도
내 나름대로 좋은 글과 음악을 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후배님 !!
갑상선도 잘 치유하시고 항상 행복하고 건강하시기를 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청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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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후배간에 나눈 대화가 참으로 진솔하고
아름답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하여 대화하면서 서로 격려하며
다정하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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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여 본인이나 가족 중에 비슷한 증상이 있으시다면
참고가 되리라 믿고 이 글을 올렸습니다.
골다공은 아주 무서운 결과를 만들수 있는 증후군이니
미리 예방한다면 행복한 노년을 보내게 되리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