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江 / 최홍윤

by 김 혁 posted Nov 1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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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의 江 / 최홍윤 - 가을밤 물새 우는 강가에서 쓸쓸히 깊은, 세월의 강을 보았는지요 그대 스산한 바람결에 두 무릎을 감싸고 홀로 앉아 한세월을 뒤돌아보았는지요 흐르는 강물에 저물어 간다는 것은 낡아지고 늙어가는 것이므로 서글픈 일입니다 속으로 흐르는 강물이 흐느끼고 희끈희끈한 갈대 숲에 노을진 인생 고비의 세월도 강물에 흐릅니다. 고요한 가을밤에 먼 산 넘어 어느 골짜기에서인지 방정맞은 개 짖는 소리는 누가 죽어 가는지 숨이 넘어갈 듯하고 별빛만 가물거리는데 등골 서늘한 강바람 그대에게 발가벗은 내 아픔은 물고기 비늘처럼 비릿합니다 슬픔은 깊어지고 쓸쓸함이 병인 양 고독에 겨워서 이 세상 올 때도 그랬지만 갈 때도 혼자임을 비로소 알게 되고 말없이 흐르는 저무는 강에 물길을 못 따라가는 것처럼 물 줄기도 되돌릴 수가 없습니다 그대는 이제 하늘 가는 흰 구름에 눈물의 성찰을 보내야 합니다 좋은 인연은 두고두고 노래가 되지만 악연은 상처가 되어 돌아오고 누구나 나이 초입에는 저 강물보다 빠르게 강둑을 달리지만 나이가 들면 별수 없이 세월의 강에 젖습니다 인생은 피고 지는 것 한 줄기의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