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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어서도사랑이찾아오네*      
                                                 글  鶴里   그림  會泉

나이가 들면  사랑은 퇴색하여
머리에 흰 뿌리 내려 구름처럼 사라지고
그리움도 사라진 줄 알았다.


살아온 세월들을 아쉬워 하면서  
파도처럼 일렁이던 꿈들을 잃어 버리고
힘들고 지친 삶들로 꿈꾸던 사랑이  
가을 낙엽처럼 떨어진 줄 알았다.


  고운 낙엽이 물드러가면
아름다운 음악이 흐르는 찻집에서
설래는 가슴안고 도란도란
정겨운 대화를 나누며
그래도 가슴 속에는
언제나 첫사랑의 느낌처럼 다가오는
사람과 차한잔 나누고 싶어진다.


나이 들어 그리움이  찾아온 게 죄가 아니라면
사랑한다는 마음이 죄가 아니라면
그리워하고 싶은 사람과 밤새 눈 오는
길을 걷고 싶다.  


이렇게 나의 마음을 흔드는  
사랑의 계절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아름다운 추억 지독한 아픔 없이  
어찌 사랑을 노래할 수 있을까?


인연이 아닐지라도 좋은 사람  
필연이 아닐지라도 편한 사람
낙엽이 물들고 하얀 눈이 내리면 찾아가
차 한잔 나누고 싶은 사람이 그립다.
나이 들어가면서 고운 사랑을 노래할 수있어  
가을날의 그리움도 감사할 뿐이다.


  분에 못 이겨 어깨 들썩이며 울던 나이가 있었지만  
세월 지나
이미 떼를 써보아도 소용없는 나이가 되어
소리죽여 가슴으로 울던 지난 슬픔이
진한 그리움으로 날아든다.


무딜 대로 무디어진 내 마음 인줄 알았는데
어느 것 하나 순수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움츠리고 달려온 시간들이 지나고 보니
가을 바람 불어 곱게 물든 잎을 떨어 뜨리 듯
모든 사연 공허할 뿐이다.
  

하루가 짧게 내려앉은 단풍잎 사이로  
그대를 다시 만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슴 설레며 붉게 물든 저녁노을
기다림으로 스며드는 하얀 그리움 하나가 살포시
내 가슴으로 안겨온다.
 
 
               그림   2007.10.26    속리산 법주사 가을여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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