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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엽아! 가을 낙엽아!!

    너는
    어슴푸레 진눈개비 오락가락 하며
    어설프게 춥던
    어느 봄날
    어미나무에서 새 순으로
    뾰족이 돋아나
    연초록 여린 새 싹으로
    세상에 인사를 고했다.

    싱그러운 오월
    온 산에 꽃들이 화려하게 피는 계절에
    오직 연 초록색만으로
    꽃들과 겨루다가
    꽃들이 모두 떨어져 버린
    어느 날
    너는 드디어 어깨를 펴고
    온 천지에 각가지 신록으로
    빛 날수 있었다.

    강아지도 하품을 하는
    지루하던
    어느 늦은 봄날
    나무 속 가지에는
    이름 모를 새들이
    잔 나무 가지 모아다가 둥지를 틀 때
    너는 새들의 그늘과 은신처가 되어서
    깨어나는 어린 새들의 지저귐을 들으면서
    드디어 사는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한여름 무덥고 지루한 날들
    매미가 나무 가지에 붙어서
    긴 여름을 노래하던 날도
    나무는 큰 보람과
    자기가 있음에
    이들이 노래하며
    즐거이 살아 갈수 있는 거라고....
    기쁨에 온 몸을 가늘게 떨었다.

    무더위 끝에
    느닷없이 밀어 닥쳐 온 태풍에
    곁가지 부러지고
    심하면 나무가 둥치 째 뽑혀 버려서
    그만 삶 자체가 뒤 흔들려도
    끈질긴 생명력으로 버텨 내어서
    드디어 밝은 햇볕 아래
    그 삶이 지탱하게 되었느니.....

    그 그늘 아래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노래하고 춤을 추며
    그 시원함과
    아름다움을 칭송할 때
    나무는 이제 마음을 놓고
    그 영화(榮華)가
    아주 영원 할줄 만 믿었다.

    그러나 이제 가을바람
    선들선들 불어 오더니
    만산이 가지각색
    예쁜 단풍 색으로 물이 드니
    그도 시절 따라 옷색을 바꾸고
    어느 비 오고 바람 불던 날
    어미 나무에게 이별을 고하고
    힘없이 땅에 떨어진 낙엽이 되어
    어미나무 아래에 누워서 ...

    너무나 고운 색
    노란색, 오렌지 색
    갈색
    차츰 물들어 가는
    붉은 색으로
    옷을 갈아입고
    처량한 듯 비쳐 주는
    가을 햇볕 아래 누워
    지난날들을 반추 해 본다

    아 !
    나의 지난날들은
    아름다웠었던가 ?
    행복하기도 했었던가 ?
    조그만 기쁨으로라도
    충만 했었는가 ....
    보람차기도 했었던가. 하고.

    님 들이여 !!
    제발 부탁 하노니
    가을 꽃 들만 드려다 보지 말고....
    이렇게 예쁜 색으로 변신을 했건만
    이제는 한낱 낙엽이 되어
    휘몰아치는 가을바람에
    이리저리 흩날리며
    길 위에서 나 뒹굴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마지막
    사랑을 보내 달라는 듯.....
    애절한 몸짓 들을 보내고 있다.

                              2003년  11월 14일 씀 청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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