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하기만 하던 등단으로 가는 길 ^^ 전화가 왔다. 몇년 동안 배운 바둑선생님으로부터.그분은 프로3단 여류 기사이다. 멀리 영등포 근처 댁에서 교회에 가는 길에 분당에 있는 우리 집에 들려 가겠다고 하신다. 등단식이 있기 전날이다. 의아한 나는 짐작이 가면서도 "에그! 힘드실 텐데 그러실 것 없어요"하고 극구 만류를 했다. 예측을 한 대로 그 양반이 등단 축하를 해주기 위한 커다랗고 화려한 꽃바구니를 마련하여 찾아 오신것이다. 갑자기 머리가 "띵" 한다. 봄에 등단을 했지만 12월 3일에 등단식을 하기로 돼 있었는데 이분이 먼저 축하 테잎을 끊어 주신것이다. "예삿일 이 아니로구나... 그냥 등단증이나 받으러 가면 되나 보다 했더니 이렇게 제일 먼저 축하를 해주려고 무거운 꽃바구니까지 들고 오시다니..." 큰아이가 승용차를 가지고 왔다. 가까워서 30분이면 등단식이 열리는 향군회관에 갈수있으니 걱정하지 마시라고 한다. 이길은 처음 가보는 직행 길이다. 막상 길을 나서니 처음에는 순조럽게 길이 뚫려 있다. 이런 정도면 무난하겠다. 허나 가까워지니 슬슬 길이 막히기 시작한다. 그래도 두시간쯤 일찍 나왔으니 시간 안에는 가지겠지.... 그러나 조금씩 가까워질수록 길이 점점 더 꽉 막혀서 정말 차가 꼼짝달싹을 못한다.한시간 쯤 미리 가서 여유 있게 오시는 손님을 맞이 하려던 생각은 수포로 돌아 가려하고 있다. 차가 막혀도 이리 막히는 일은 처음 경험한다. 이게 바로 주차장이지 어디 길인가.... 앞 어디에선가 차 추돌 사고가 났거나 도로공사를 하는 모양인가 ? 아무리 고개를 길게 빼고 앞길 상황을 보려해도 꼼짝 않고 서 있는 차들의 뒷모습만 보일뿐이다.다시 돌아가서 다른 길을 찾아 가려고 해도 중간에 끼어서 어쩔수가 없다. 이런길은 교통 방송에서도 취급하지 않으리라. 영낙 없이 우리는 독안에 든 쥐가 된것이다. 차 뒷칸에 앉아서 정말 등에 식은땀이 흐른다.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지다니... 우리가 초대 받아서 간다면야 그래도 조금은 괜찮겠지만 이건 어불성설이다. 이는 등단 하는 글을 쓰기 보다 더 고역이다.고심참담한 속에 조금씩 다가 가다 보니 겨우 길이 뚫린다. 예상한 대로 도로 공사판이 두곳에나 벌려 놓고 있다. 남의 사정은 아랑곳 하지 않고 울타리를 저의 멋대로 넓게 쳐 놓고... (후에 들으니 길 중간에 버스 승강장을 설치하는 중이라고 한다.) 미처 생각지도 않았던 이런 복병이 숨어 있을줄 누군들 알았으랴. 오늘 처럼 중요한 날 길을 택해서 나서는 일은 멋도 모르고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살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은 등단식이 열리기 20분전이다.벌써 안정순 원경수 두친구가 기다리다가 우리를 반긴다. 민병채친구는 식장안에서 나를 찾아서 헤매고 있었다. 임동호 회장님과 김혁동기님께서 예쁜 꽃다발을 장만하여 함께 축하 해주러 오셨다. 생각하면 우연히 처음 7회 사이트에 "동백꽃" 이란 글을 올리게 된게 계기가 되었다.가능하면 일주일 안팍으로 직접 글을 써서 올렸던게 작가로서 등단의 길에 이루른 것이다. 현재는 사대부고 총동창회 선농문화란에 글을 올리고 있다. 총동 구사이트 동문광장(시와 사랑)난과 9회에도 (Skylark 7)라는 필명으로 글을 올린바 있다. 이에 우리 사대부고와 7회의 이름으로 감사하는 마음이다. 사진을 찍기로 한 큰아들아이가 어째 꼼짝을 안 하고 작은 아들아이가 사진을 찍는다. 둘 다 카메라를 가지고 온 모양인게지.... 평소 활달하여 그렇지 않던 큰 아이가 갑짜기 왜 저러지....?? 웃기만 할뿐 걸상에 붙은 채로 나와서 제대로 인사도 못 치른다. 조금 이상하게 생각했더니 전날 바둑 선생님께서 집으로 갖고 온 화환을 주차장으로 부터 식장으로 들고 오다가 그만 바지 뒤가 '북' 소리를 내며 찢어졌다고 한다.꼼짝을 못한 이유를 알고는 온 가족이 폭소를 금치 못했다. 돌이켜 생각하면 이렇게 많은 꽃다발과 모든 분들의 사랑과 격려, 가족과 친척 친지들의 축하를 한꺼번에 받아 본 일도 없었던것 같다. 결혼을 하여 남편의 뒷 바라지를 하고, 아이들 셋을 낳아 키우면서 '나'.'이용분'이라는 존재는 거의 없었던것 같다. 희생과 봉사로 일관했던 평생이었다고 회상된다. "잠도 안자고 글만 썼어요?^^ "하고 어쭙잖은 나의 글임에도 칭찬을 아끼지 않고 용기를 주신 이현복 교수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글을 쓴다고 긴시간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나에게 눈살을 찌푸리지 않고 오히려 따끈한 차로 피로를 풀어 주려고 애를 쓰는 남편께 감사한다. 착하게 잘 자란 아이들을 생각하면 온갖 시름도 잊게 되고 마음이 기쁘기 한량 없다. 앞으로 건강이 허락한다면 좀 더 나아진 내 모습으로 글을 써야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한 날이다. "추운 날씨를 불구하고 저희를 축하 해 주려고 오신 사대부고 선후배님들과 선농문우회 선후배님들....친지 모든분들께 거듭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07년 12월 3일 청초 3 1 (사대부고 동문님들) ( 스승이신 이현복 교수님과....) ( 7회 여자 동기님들의 격려의 글) ( 손바닥으로 클릭하면 글씨가 보입니다.) ( 큰 며누리의 따뜻한 편지) ( 손바닥으로 클릭하시면 글씨가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