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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11 23:28

눈이 내리네요.

조회 수 540 추천 수 5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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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리네요

말하고 생각할 때마다 따스함이 느껴지는 단어가 하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이 단어가
그 사람의 입에서 나올 때면 나는 왠지 그 사람과
한층 더 가까워진 듯한 느낌에 푸근해집니다.



난로 같은 훈훈함이 느껴지는 단어.
그 단어는 바로... 우리라는 단어입니다.
나는나, 너라고 시작되는 말에서 보다
우리로 시작되는 말에 더 많은 애정을 느낍니다



그 누구도 이 세상에서 온전히 혼자 힘으로
살아갈 수 없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사람은 근본적으로 어깨와 어깨끼리
가슴과 가슴끼리 맞대고



살아야 하는 존재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세상은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이 세상에 나와 전혀 상관없는 남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살아간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더 맑고 아름다워지리라 믿어 봅니다.
나는 잘 알고 있습니다.
나,너라는 삭막한 말에 비한다면
우리라는 말이 얼마나 감격스럽고 눈물겨운지를...



-내 삶에 휴식이 되어주는 이야기 중에서-



♡♧★당신의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지곤 했습니다★♧♡

항상 잘 듣는 이의 모습은
항상 아름답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군요'
'제가 어떻게 도우면 좋을까요'

저의 사소한 문제들도 유심히
귀기울여 듣고 자신의 일처럼 염려하는
당신의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지곤 했습니다.

해결의 길에선 아직 멀리 있어도 제 말을
잘 들어준 것만으로도 이미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온 몸과 마음을 집중해서 저를 들어주는 당신의
모습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했습니다.

중간에 끼어들고 싶을 적이 없지 않았을 텐데도
저의 말을 하나도 가로막지 않고
끝까지 들어준 당신의 인내에 감동하면서
저도 그리해야 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판단은 보류하고 먼저 들어주는
사랑의 중요성을 다시 배웠습니다.
잘 듣는 것은 마음의 문을 여는 것
편견을 버린 자유임을 배웠습니다.

필요 이상으로 말을 많이 하고
주제넘게 남을 가르치려고 한
저의 잘못이 떠올라 부끄러웠습니다.

소리로서의 말뿐 아니라 저의 사소한 행동과
상황에도 민감하게 귀기울이며 제가 해야 할 바를
넌지시 일러주는 당신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잘 들어주는 이가 없어 외로운 이들에게
저도 당신처럼 정성스런 사랑의 벗이 되고 싶습니다.

이렇듯 성한 갈망을 갖게 해주신 당신에게
늘 새롭게 감사드립니다.


- 이해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