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마이찌, 어서 먹거먹거“ 아이들을 키울때 어린아이가 처음 말을 배울때엔 기상천외한 말들을 만들어 낸다. 지금 손주 녀석은 밥을 먹을 때 " 마이찌. 어서 먹거 먹거.... " 밥을 제손으로 먹지를 않고 제 어미가 수저에 밥과 반찬을 올려들고 쫓아다니면서 먹이느라 어르며 하던 말을 짧은 혀 소리로 그대로 흉내를 내는 모양이다. 그 아이의 아빠인 막내 아들도 어릴 때 일화가 많다. 시계는“엘또” 똑같다는 말은 “뜨뜻해“ 라고 했다. 어느날 심심했던지 막내가 집에서 키우던 중강아지쯤 된 '벤'의 배를 걷어 찬것 같다. 놀란 개가 이 아이를 문 것이다. 너무나 놀란 나머지 우리는 그 개를 어른만 사는 다른 집에 부랴부랴 주어 버렸다. “세상에 주인을 무는 개가 어디 있느냐 !!” 하고, 지금 생각하면 그 개는 얼마나 억울했을까. 그러나 아이가 너무나 걱정이 되는 나머지 그리 했다. 아이가 또 걷어차지 말라는 법도 없고 그 개에게 아이를 또 물지 말라는 약속도 받을 수 없잖은가. 어느날 외가 집에 놀러 갔던 중학생 누나가 한꺼번에 어린강아지 두마리를 품에 안고 왔다. 그들의 이름을 '산쵸', '로리' 라고 지어 주었다. 지금처럼 집 안에서 개를 키우던 시절이 아니기 때문에 마당 한쪽 있는 개집에 키우게 되었다. 산쵸와 로리는 쫄랑쫄랑 부엌 쪽으로 와서 마루로 올라 오려고 한발자욱만 올려 놓으려고 하면은 "안돼" 하고 매번 훈련을 시켰다. 강아지가 어릴 때에는 뱃속에 회충이 많다. 어린 아이들을 키우는 입장에서는 온 마당이 회충으로 오염 되는 것 같아서 회충약을 먹이기로 하였다. 지금처럼 동물병원이 있던 시절도 아니어서 사람이 먹는 양을 강아지의 체중에 비례해서 두 마리에게 모두 조금씩 먹였다. 그런데 그중 로리가 약을 먹인 후 시름시름 비실거리더니 누나가 학교에서 돌아오기 전에 그만 영결종천 하는게 아닌가. 딸이 마음 아파할 것을 생각해서 잠시라도 비밀로 하기로 했다. 드디어 누나가 학교에서 돌아 왔다. 강아지를 찾을까봐 온가족이 전전긍긍 하고 있는데 이 다섯살짜리 막내 아이가 엉뚱하게도 제 누나 앞을 왔다 갔다 한다. “로리 꿱 로리 꿱 로리 꿱” 하고 웨우면서 다니는게 아닌가. 우리도 처음에는 저게 무슨 소린가 하고 듣다가 그 뜻을 알게 될 무렵 그만 누나도 알게 되어버렸다. “에그!! 로리가 죽었구나!!‘ 어제는 그 아들집에서 전화가 왔다. 무얼 하니 물으니 제 아이에게 피자를 사와서 먹이고 있다고 한다. 나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그 네 살배기 손주 녀석을 좀 바꾸라고 했다. “건우야 나 할머니.^^... 너 지금 피자 먹는다며, 마이께따 할머니도 좀 줘“ 했다. " 할머니 깜짝 놀래찌.응," 그애는 항상 깜짝 놀랬지 소리를 잘한다. 옆에서 보던 제 어미가 나중에 전하는 말. 제가 먹던 피자를 전화기에 대고 있었단다. 우리 두 부부만이 사는 집, 심심하면 우리는 서로 “이거 마이쩌, 어서 먹거 먹거 ^^“ 손주 흉내를 내면서 즐거운 식사를 하며 지낸다. 아들들과 떨어져 사니 보고 싶을때 볼수 없는게 아주 아쉽다, 그러나 그후 손녀가 태어나서 6개월이 넘었다. 손주들은 오면 반갑고 가면 더욱 반갑다나...그 애들과 함께 있으면 이나마도 글 쓰기는 강 건너 갈 일이란 걸 매번 경험한다. 그래도 그리 사는 게 인생에 큰 축복인것을 .... 그 녀석은 지금쯤 또 다른 신조어를 만들어 내어서 제 부모의 마음을 즐겁게 하고 있겠지..... 08년 1월 14일 청초 |

2008.01.14 12:25
“이거 마이찌, 어서 먹거먹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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