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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란 게 하지 말라면, 더 하게 되는 존재이다. 주변에서 반대하는 결혼도, 막상 허락하고 나면 그 열기가 식어버리는 것처럼, 하지 말라면 더 달라붙고, 막상 멍석을 깔아주면 시큰둥한 것이 사람의 심리다. 그런 의미에서 궁녀라는 존재는 당시 모든 남자들의 ‘로망’이었다.

“캬… 왕의 여자! 이거 참 느낌이 야사시 해 글치?”
“그렇지, 조선의 선택 된 1%… 아니 1%도 아니다. 그런 애들만 모아서 배치한 거 아냐.”
“글치… 게다가 건들면 그 길로 황천길이잖아.”
“이거 참 하루라도 안보면 눈에 백내장이 걸릴 것 같지만, 그저 쳐다만 봐야 한다니… 운명은 참 가혹한거야. 글치?”
“그러게, 전하도 너무하시지… 다 데리고 살 것도 아닌데, 남는 궁녀는 불하도 해주고 하면 얼마나 좋아?”
내말이 그 말이야.”


솔직히 말해서 궁녀라고 특별난 건 없었다. 지금의 미스코리아처럼, 입궁 할 때 외모로 뽑는 것도 아니고, 설사 외모로 뽑는다 쳐도 어리면 4~5살, 나이 든 애라도 10살 전후로 뽑은 것이라 어렸을 적 미모가 20대까지 유지 된다거나 하는 기대를 품기는 어려웠다.

궁녀는 왕의 여자라는 느낌 보다는 말 그대로 ‘왕실 가족 전용 도우미’로 보는 것이 맞았다. 한마디로 전문직 여성이라고 해야 할까? 침방에서 옷을 만든다거나, 수라간에서 음식을 만들고, 왕과 왕실 가족들의 주변에서 생활을 보살피는 것이 본 업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들이 가지는 환상… 그건 금기와 억압에 대한 반발심리가 근저에 깔려 있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궁녀랑 한번 해보면 얼마나 좋을까? 아마 사마귀의 심정이 그럴거야. 머리는 암놈에게 씹어 먹히면서도 끝까지 사랑을 나누는 모습…”

올바른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즘으로 치자면 여자 연예인들을 향한 남성 팬들의 동경과 비슷한 감정일 것이다. 이런 동경이 동경 차원에서 끝났다면, 그냥저냥 못 오를 나무에 대한 짝사랑 정도로 끝나겠지만, 조선왕조 5백 년 동안 이 못 오를 나무… 아니 올라서는 안 되는 나무에 덤벼들다 신세를 망친 남자들은 쉽게 찾을 수 있다. 왕의 여자를 건드린다는 자체가 곧 ‘죽음’을 의미하던 시기 목숨과 바꿨던 그들의 열정(?)과 무모함!

이 무모한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는데, 바로 종친과 내시, 별감으로 나눌 수 있다. 세 부류 다 궁궐과 관련이 깊은데, 종친의 경우는 왕의 친척으로 궁궐의 출입이 비교적 자유로웠다는 점과 권력과 가깝다는 이유로 궁녀에게 접근 했었고, 내시의 경우는 궁궐생활의 고충을 같이 겪어 나간다는 동료애와 연민으로, 별감의 경우는 궁녀들이 볼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남성상을 가지고 있다는 점(궁궐 안의 남자래봤자. 남자 구실 못하는 내시 아니면, 왕실가족이 다인 상황에서 딱 벌어진 떡대를 자랑하는 보디가드의 모습이 어떠하겠는가?)으로 궁녀들에게 접근했다. 어떤 경우에는 궁녀가 접근하는 경우도 있었으니 역시 불같은 청춘의 열기는 죽음으로도 막을 수는 없는 가 보다.

장황하게 궁녀와 그들의 남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이제 구체적인 사례를 언급해야 겠다. 왕의 여자를 건드린 간 큰 남자들! 한 시대에 한명 나올까 말까 한 이 엄청난 사건이 연달아 계속 터진 시절이 있었으니 바로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성군(聖君) 세종대왕 시절이다! 성군이라 너무 만만하게 보였던 것일까? 분명한 사실 한 가지는 성군이라도 남자는 남자란 사실이다. 과연 성군 세종은 자기의 여자를 범한 간 큰 남자들을 용서했을까? 오늘의 이야기 시작해 보자!

“막동(莫同)아! 난 너밖에 없어.”
“고미(古未)야, 나도 너밖에 없어.”
“막동아!”
“고미야!”


대사만 들어보면, 피 끓는 청춘남녀의 건전한 애정행각이라 할 수 있겠다. 청춘남녀가 서로 좋아 죽겠다는데, 이게 무슨 죄가 될까? 문제는 이들의 신분과 이들이 사랑을 나눴던 장소였다. 남자였던 막동이는 별사옹(別司甕 : 궁중의 진상품이나 음식물을 관리하는 관원)이었고, 여자는 신녕 궁주(信寧宮主 : 태종의 8녀)의 궁녀였던 것이다.

“오, 신이시여! 왜 저를 궁녀로 만들어서 이런 시련을 주시나이까? 왜 제 직업은 궁녀고, 저 사람 직업은 별사옹인 겁니까?”

정말 절절한 사랑이었다. 눈물 없인 못 보는 신파극이라고 해야 할까? 한명은 궁녀이고, 한명은 궁궐에 물건을 납품하는 관리였으니… 눈이 맞을만한 환경은 환경이었다. 문제는 이들이 그냥 눈만 맞고, 행동에 옮기지만 않았다면 이들의 비극은 거기에서 멈췄을 것이다. 두 남녀는 젊었고, 젊기 때문에 무서운 게 없었다. 젊은 객기라고 해야 할까? 이들은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었던 것이다.

“고미야, 일루 와…”
“마…막동아, 왜 그래? 응?”
“고미야! 사랑해! 내 사랑을 받아 줘.”
“마… 막동아 이러면… 우린 아직 젊잖아.”
“젊으니까 그러지!”
“저기… 나 궁녀야. 궁녀 잘못 건들면…”
“괜찮아! 안 걸리면 돼!”
“막…동아, 이러면 안…되는데…”


고미와 막동… 결국 사고를 쳤다.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어버린 고미와 막동! 과연 그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기대하시라..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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