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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0 20:33

동백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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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백 꽃

      우리 집에 있는 여러개의 화분 중엔
      빨간 동백꽃이 있다,
      한겨울 추운 속에 심심치 않게 피어나서
      삭막함을 면하게 해준다

      보통 이꽃은 홑꽃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집의 꽃은
      장미꽃 처럼 여러 겹을 한 겹꽃이다.
      어느 모란장날 남편과 함께 사온 꽃이다.

      해 묵으면 덩치도 커지고
      숲도 이루는 나무다
      국민가수라 일컫는 이미자의 `동백꽃`으로
      너무나 잘 알려진 꽃이기도 하다.

      그 꽃이 오늘 발코니 한쪽 구석으로
      다른 꽃에게 밀려났다.
      그 언제던가 한참 오래 전 남해안 다도해를
      유람선을 타고 여행한 적이 있었다.

      그때 동백섬에 들러
      해묵은 동백꽃 나무들이 우거진
      어두컴컴한 숲 사이로
      몸집이 자그마한 새가
      이 가지에서 저 가지로 날라 다니면서
      우지지며 노니는걸 본적이 있다.

      그다지 애도 안 먹이고 거름을 주고
      때 마춰 물만 잘 주면
      짙푸른 잎과 진분홍색 꽃을
      여러송이 피우지만
      그렇게 사랑 받지도 관심을 끌지도 못 하는건
      왜 그럴까 하고 생각해 본다.

      우리가 겪는 인간사에서도 착하고 성실하며
      정직한 사람들이 인정받지 못하고
      밀려나 버리는
      안타까운 일들을 종종 보게 된다.
      이와 같은 이치가 아닐까.

      그는 까다롭게 굴지도 않고
      쉽게 잘 자라고 잘 피어서
      그런가 보다.

      밀려난 그 꽃이 애처럽게 생각되어
      다시 가서 들여다 보니
      해맑은 분홍색 겹 꽃잎속에
      노란 술들이 예쁘게 박혀져 있는
      아주 소박하고 순진스러운 꽃이다.

      그래서 매번 모란장날에 가 보면
      이 사림 저 사람
      많은 사람들 손에 들려져
      그들의 집으로 꽃을 피우기 위해
      팔려 가나보다.

                             2008년 3월 20일. 청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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