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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옥관자(靑玉貫子)의 행방을 집요하게 추궁하는 수사관들!

“좋게좋게 말로 할 때 불어라. 괜히 험한 꼴 당하지 말고…넌 마 주상전하 물건에 손대는 순간부터 인생 꼬였어. 꼬인 인생 풀기는 어렵지만, 편하게는 끝내야지. 안 그래? 괜히 의금부 가서 고생하지 말고, 여기서 시마이 짓자. 어때?”
“..................”
“그냥 관자가 어딨는지만 말해라. 네가 몰라서 그러나 본데, 그 관자가 전하가 아끼는 래어 아이템 이었단다. 이게 절대로 쉽게 끝날 문제가 아니거든? 우리 전하가 나름 콜렉터잖아. 이야기 어렵게 풀지 말고, 쉽게 가자. 응? 관자 어딨냐?”
“…손생이 줬는데요.”
“손…생이?”


관자의 행방을 밝힌 내은이! 내은이를 취조하던 수사관들은 사건의 전모를 확인하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쉬파, 살다 살다 별꼴을 다보네…내시랑 궁녀가 붙어먹어?”
“쟤들 할 수나 있어요?”
“지금 그게 문제야? 당장 손생이 잡아들이고, 얘들 세트로 묶어서 의금부로 압송해!”
“의금부요?”
“그럼, 이걸 형조로 보낼까? 궁녀랑 내시가 붙어먹었는데…이건 역모나 다름없어!”


의금부로 끌려간 손생과 내은이는 모든 걸 체념하고 사건의 전말을 밝히게 된다.

“저는 그냥 18K 커플링을 맞추자고 했거든요? 근데 쟤가 우리 사랑이 18K밖에 안 되냐고…막 그래서…저는 관자 같은 거 필요 없거든요? 돌려드릴 테니까…”
“얘가 아직 개념을 못 찾았구나? 네가 아직 모르나 본데, 지금 관자가 중요한 게 아니거든?”
“예?”
“내시랑 궁녀가 붙어먹었는데, 네가 보기엔 ‘다음부턴 그러지 마세요’하고 훈방조치 시켜 줄 거 같냐?”
“사람이 살다보면, 실수도 하는 거니까…”
“응 실수지. 아~주 큰 실수지.”
“......T_T ”

‘주상전하 청옥관자 도난사건’이 어느 순간 ‘내시와 궁녀의 불륜사건’으로 그 무게중심을 옮겨간 상황. 의금부는 내은이와 손생의 애정행각에 대한 모든 조사를 마친 다음 세종에게 사건을 보고하게 된다.

이제 하다하다 안되니까, 내시랑 궁녀가 붙어먹는구만…휴 내가 너무 오래 살았나 보다, 계속 못 볼꼴만 보게 되니…”
“전하, 아직 창창한 나이신데…”
“기가 막혀서 그러는 거 아냐! 저번에 별사옹이랑 궁녀가 붙어먹을 때만 해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어. 왜? 청춘남녀잖아. 젊은 것들이 눈이 맞아 그랬거니 했는데, 이건 뭐 아주 막나가자는 거잖아. 궁녀랑 내시가 붙어먹어? 걔들 할 수는 있다냐?”
“지들 말로는 플라토닉 러브라고…”
“플라토닉? 플라스틱은 아니구? 머리가 플라스틱이 아니고선 이런 짓 못하지.”
“저기…그럼 어쩔까요? 플라스틱이니까 재활용을 하심이…”
“장난하냐? 걔들 재활용해서 뭐하게? 이것들은 재활용도 안 되는 산업 폐기물들이야! 당장 목을 잘라버려!”

성군(聖君) 세종이 꼭지가 돌아버렸던 것이다. 하긴 그럴 만도 했을 것이다. 연달아 궁녀들이 바람이 났고, 두 번째의 경우는 남자구실도 못하는 내시랑 눈이 맞은데다가 자신의 물건까지 훔쳐 선물로 주지 않았나? 거듭된 궁녀들의 탈선으로 세종은 열이 받았던 것이다. 여기서 잠깐 이 두 커플에 대한 변명을 해야겠다. 이들은 말 그대로 청춘남녀들이 눈이 맞은 케이스였다는 것이다. 외로움에 허덕이는 이들이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고, 보듬어 줬을 뿐이란 것이다. 시기와 장소, 처지가 좋지 않았을 뿐이지 그 본질을 보자면 보편타당한 청춘남녀의 사랑이라는 것이다. 적어도 이제부터 소개할 세 번째 잘못된 만남과 비교해 보면, 나름 순수한 구석이 있는 사랑이다.

금단의 열매 궁녀를 노리는 가장 악질적(?)이고, 노련한 남자들! 그들은 바로 종친(宗親)들이었다. 왕실가족이기에 궁궐 돌아가는 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고, 왕의 친척이란 신분적 특수성 덕분에 사법적 제재로부터도 비교적 자유로운 입장! 그 덕분에 이들은 쳐다봐선 안 될 나무인 궁녀들을 끊임없이 훔쳐보게 된다.

종친A - “따지고 보면, 내가 왕 안 될 이유도 없잖아? 그렇다고 내가 역모를 일으키겠다는 거도 아니고, 그저 남는 여자들 좀 불하 받겠다는데, 그게 무슨 죄라고…”
종친B -“걸려도 같은 피붙인데, 설마 죽이기야 하겠어?”
종친C -“사람이란 게, 견물생심이라고…계속 보게 되면 탐이 나기 마련이라니까. 궁궐 출입을 말아야지. 계속 궁궐을 드나드니 하루라도 궁녀들을 안보면 눈에 백내장이 걸릴 거 같다니까.”

그랬다. 종친들은 궁녀들에게 있어서는 공공의 적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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