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마음의 고삐 / 정채봉 -
내 마음은 나한테 없을 때가 많다
거기 가면 안된다고 타이르는데도
어느 새 거기 가 있곤 한다
거기는 때로 고향이기도 하고,
쇼 무대이기도 하고
열차 속이기도 하고,
침대 위이기도 하다
한때는 눈이 큰 가수한테로 달아나는
내 마음 때문에 고통스러웠다
아침 이슬에 반해서 챙겨 오기가 힘들었던 때도 있었다
저녁노을,
겨울 바다로 도망한 마음을 수습하는 데도 애를 먹었다
이제 내 마음은 완전히 너한테 가 있다
네 눈이 머무는 곳마다에
내 마음 또한 뒤지지 않는다
너는 내 마음의 고삐인 것이다
네가 자갈길을 걸으면
내 마음도 돌부리에 걸려서 넘어질때가 많을 것이다
네가 가시밭에 머물면
내 마음도 가시밭에서 방황할 것이다
너는 나를 위해서도 푸른 초원 사이로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거기
네가 가시밭에 머물면
내 마음도 가시밭에서 방황할 것이다
너는 나를 위해서도 푸른 초원 사이로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거기에 있어야 한다
너는 내 마음의 고삐이다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