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날의 서정 / 조용순-
어머니가 치마폭에
쑥이며 냉이 같은 나물을 가득 담아와
봄빛을 우르르 쏟아놓던 고향 뜰로
마음이 뜀박질하는 날
첫 순정 꽃피던 소녀의 눈망울이
온통 푸른 하늘빛으로 물들어
싱그럽던 날의 그림도 보이고
사랑의 노래가
가슴으로 뜨겁게 밀려오던
푸른 날의 영상이 온통 헤집고 다니는
봄빛 찬란한 날에
아직도 유랑하며
갈 곳 찾지 못해 방황하는
어느 슬픈 사람의 쓸쓸한 뒷모습은
왜 보이는 것일까
낭만과 환희가 넘실대는
꽃향기 짙게 풍겨오는 날
감지하기 어려운 고독이 공존으로 흐르는
난해한 생이 꽃잎으로 흩날리고 있어
아, 그런 봄날이 눈물겹게
지금 내 곁에 있다